이명에 많이 동반하는 ‘청각과민증’ ABC
‘청각과민증’을 아시나요? 사람들이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 일상적인 소리 자극을 견디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소리, 재깍 거리는 시계 소리, 사무실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등 평범한 소리에 대해 통증과 비슷한 괴로움을 느낍니다. 구역질‧발한 같은 이차적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청각과민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소리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갖게 되고, 작은 소리 자극도 피하려고 해서 집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평범한 일상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사회생활에서도 고립돼, 우울감을 동반합니다.
특히 ‘이명(귀울림)’ 환자들 중 이 같은 청각과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이명과 함께 동반하는 청각과민증의 원인과 증상 특징, 치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
‘청각과민증’ 발병률은 문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귀울림)이 있는 환자 중 청각과민증이 동반된 사람은 일반 인구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청각과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명의 빈도는 약 86%로 조사된 바 있으며, 이명 환자들의 청각과민증 발생률은 약 40%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청각과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이명 외에도 편두통,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우울증 등을 종종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청각과민증과 이명
-청각과민증 있으면 약 86% 이명 동반
-이명 있으면 청각과민증 약 40% 동반
▶청각과민증은 왜 발생할까?
주변 소리가 귀에서부터 대뇌에 도달해서 소리로 인식하는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이 같은 과정 중 문제가 생기면 청각과민증이 생길 수 있는데, 크게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나눕니다.
우선 ‘말초성’은 달팽이관 속에 있는 외유모세포라는 세포와 관련 있습니다. 외유모세포가 정상적으로 소리를 전달하지 못하고, 과증폭되면 청각과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중추성’은 달팽이관부터 대뇌까지 청각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 중 특정 부위의 민감도가 증 가해서 청각과민증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이 같은 청각과민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원인 질환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각과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원인과 질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청각과민증 부르는 주요 요인
-소음
-메니에르병
-등골반사의 이상
-상반고리관파열증후군
-전신성 질환
-뇌척수액 이상
-세로토닌계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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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확인해보세요! 청각과민증 원인들
① 소음
예상치 못한 강력한 소음에 노출될 때 청각과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콘서트장 등에서 큰 소리의 음악을 듣거나, 군대에서 사격 훈련 후 청각과민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②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내이(內耳)에 물주머니인 수종이 생겨서 △어지럼증 △난청 △귀먹먹함 △이명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메니에르병이 있을 때 2차적인 증상으로 청각과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③ 등골반사의 이상
귀는 큰 소리가 들어왔을 때 가장 안쪽에 위치한 내이(內耳)를 보호하기 위해 가운데 중이(中耳)의 작은 근육이 수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등골반사’라고 합니다. 말초성 안면마비, 수술 등으로 이 등골반사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청각과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④ 상반고리관 피열증후군
귓속에 있는 ‘반고리관’은 신체가 회전하는 정도를 감지하는 곳입니다. 양쪽 귀에 있는 반고리관은 한쪽에 각각 3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상반고리관 피열증후군은 3개 중 가장 위쪽에 있는 상반고리관을 이루는 뼈가 결손되는 병인데, 일부 환자는 청각과민증을 겪기도 합니다.
⑤ 전신성 질환
내분비 질환,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같은 전신성 질환도 청각과민증 발생에 영향을 줍니다. 세부적으로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라임병’ △염색체 이상에 따른 ‘윌리엄스증후군’ △내분비 질환인 ‘에디슨병’ 등에서 청각과민증이 동반할 수 있습니다.
⑥ 뇌척수액 이상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무색투명한 액체로,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척수액은 내이(內耳)를 구성하는 외림프액이 연결돼서 순환합니다. 때문에 뇌척수액에 이상이 발생하면 외림프액에도 변동이 생겨서 청각과민증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⑦ 세로토닌계의 이상
세로토닌은 정서적 안정성과 관련 있는 호르몬입니다. 세로토닌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 △편두통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청각과민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청각과민증 ‘진단 & 치료 방법’
Ⅰ. 이렇게 진단해요
청각과민증이 의심돼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면 우선 문진과 설문지를 기반으로 한 기본적인 병력 청취를 진행합니다. 이어서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등 다양한 청력 검 사와 함께 ‘불쾌음압수준(UCL‧Uncomfortable Loudness Level)’을 측정합니다.
‘불쾌음압수준’은 검사 시 자극음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리 크기를 말합니다. 청각과민증은 비교적 작은 소리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질환이어서 불쾌음압수준이 정상인보다 낮습니다.
또 청각과민증 원인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해서 여러 혈액검사와 함께 필요 시 측두골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진단 검사법
-문진 및 설문지 작성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불쾌음압수준 측정
-혈액 검사
-측두골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
Ⅱ. 이렇게 치료해요
청각과민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이 있으면 이에 대한 치료가 우선입니다. 원인 질환에 따라 △스테로이드제 △이뇨제 △안정제 △항우울제 등의 다양한 약물 치료를 적용합니다.
이와 함께 청각과민증에 흔히 동반하는 이명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진 '이명재활훈련'도 청각과민증 환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명재활훈련 중 ‘소리 치료’가 중요합니다. 소리 치료는 소리 발생기의 광대역 잡음에 장기간 노출시켜서 소리에 대해 둔감하게 하는 치료입니다.
아울러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명상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취재 도움 :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