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즐기는 노인
‘뱃속 시한폭탄’ 주의
술‧담배 즐기는 노인 ‘뱃속 시한폭탄’ 주의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동맥 중 가장 큰 동맥이 복부대동맥입니다. 이 복부대동맥의 직경이 50% 이상 증가하면 복부대동맥류라고 합니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10명 중 6명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합니다. 수술을 받는 나머지 4명도 생명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노인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복부대동맥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증상 없지만 파열되면 치명적
동맥류란 정상 동맥보다 직경이 50% 이상 증가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입니다.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의 정상 직경은 약 2㎝인데 이 복부대동맥이 50% 이상 굵어져서 3㎝ 이상 되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합니다.
복부대동맥류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대동맥 벽이 약해져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흡연을 들 수 있는데, 담배에는 인체에 유해한 200여 종의 물질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물질들이 인체 내에 들어가서 대동맥을 약하게 만듭니다.
약해진 대동맥 벽은 동맥의 압력에 의해 점차 늘어나 풍선처럼 커지고, 결국 복부대동맥류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특이한 위험인자에 대한 보고는 없어서 원인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복두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다가도 순식간에 대출혈을 일으킵니다. 특히 일단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노인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팀이 50세 이상 성인 남녀 20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은 남성 2.0%, 여성 0.4%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중 고령‧흡연‧음주‧폐질환 등이 복부대동맥류의 위험인자로 나타났습니다.
▶명치끝‧배꼽 사이 가볍게 만졌을 때 멍울 만져지면 의심
복부대동맥류는 증상을 거의 보이지 않는데,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히 진행된 것입니다. 일부 환자는 배에서 덩어리(박동성 종괴)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간혹 가벼운 복통 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동맥류 후벽의 침식에 의한 증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파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심한 불안감과 함께 점차 의식을 잃습니다. 복부대동맥류를 가진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수술을 해야 합니다.
복부대동맥류 자가 검진법은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명치끝과 배꼽 사이를 손으로 가볍게 만집니다. 심장처럼 박동하는 멍울이 만져지면 복부대동맥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로 진단‧‧‧치료는 개복 또는 스텐트로
복부동맥류는 대부분 건강검진 등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됩니다. 복부동맥류를 검사하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가 우선이며, 여기에서 복부동맥류가 관찰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합니다.
치료는 개복해서 복부동맥류 발생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고전적 방법과 방사선으로 투시하면서 스텐트·도관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개복복원술은 개복에 따른 복강 및 폐·심혈관계 합병증이 스텐트·도관 삽입술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술이 이뤄지면 이후 5년 내에 CT 검사를 통한 주위 대동맥의 변화를 관찰만 하면 됩니다.
스텐트·도관 삽입술은 개복복원술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조기회복·조기퇴원이 가능하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시술 후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나 CT를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복부대동맥류를 예방하는 뚜렷한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현재로썬 복부대동맥류의 주요 원인이 동맥경화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이 있거나 흡연자인 경우, 심혈관 질환자는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