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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팁 Mar 29. 2019

치주질환 예방‧관리가 중요한 이유 전신질환 ‘도화선’


치주질환 예방‧관리가 중요한 이유, 전신질환 ‘도화선’  

튼튼한 치아는 오복(五福)의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삶의 질이 중요해진 요즘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음식을 잘 씹어 먹지 못하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보충할 수 없어서 도미노처럼 신체에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같은 치아 건강의 초석은 ‘치주’입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치주건강이 전신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치주질환이 있을 때 신체에 미치는 다양한 건강문제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치주질환의 출발 ‘치석’ 

치주조직은 치아를 둘러싼 주위 조직들을 말합니다. 크게 △치은(잇몸) △치조골(잇몸뼈) △치주인대(치아 뿌리와 치조골을 연결해주는 조직) △치근 백악질로 구성돼 있습니다.  


건강한 치주조직은 치아를 지탱하고 단단한 음식물도 씹어 먹을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음식 섭취 후 세균, 타액, 음식물 찌꺼기 등으로 형성된 끈끈한 얇은 막인 치태(플라그)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치태가 점차 쌓이고 석회화 돼 딱딱한 돌처럼 됩니다. 이를 치석이라고 합니다. 치석의 표면은 거칩니다. 세균은 이렇게 거친 표면에 더 쉽게 부착‧번식해서 잇몸의 염증(치은염)을 일으킵니다. 


염증이 반복되면 점차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을 파괴시켜서 치주질환인 치주염을 일으키고, 결국 치아가 흔들리다가 빠집니다. 


▶전신건강 문제 일으키는 만성질환과 직결

WHO(세계보건기구)는 대부분 성인에게 치은염이 있고, 10~15%는 진행된 중등도의 치주염이 관찰된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치주질환이 단순히 입 속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는데 세계 기구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의약 기술의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식생활 서구화에 따라 이른바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비만, 동맥경화증, 고콜레스테롤증, 암 같은 질환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만성질환들은 전염성은 없지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특징을 보입니다. 때문에 만성비감염성질환(NCD‧Non-Communicable Disease)으로도 부릅니다.


2011년 뉴욕에서 열린 UN 총회에선 심혈관질환, 암, 만성폐질환, 당뇨병 등 대표적인 NCD 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해 고위급 회의를 가졌습니다. 2014년에는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위한 다분야적 국제 협력 증진을 도모했습니다. 


이와 관련 2015년 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NCD에 의한 사망률이 2000년 60%에서 2012년 68%까지 증가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NCD의 주된 위험요인으로 흡연, 건강 하지 않은 식습관, 운동부족, 유해한 알코올 섭취 등 네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이 네 가지 중 흡연,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유해한 알코올 섭취는 치주질환에도 매우 유해합니다. 


▶당뇨병‧폐렴‧류마티스관절염 등 발생 위험 높여 

전신적으로 관련된 질병 중 치주질환과의 연관성이 일찍부터 알려진 것은 당뇨병입니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현재 당뇨병은 1형과 2형 모두 치주질환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확실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치주질환의 존재가 혈당조절에 악영향을 주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조절되지 않아 높은 혈당이 유지되면 치주낭 주변 환경이 변해서 치주 병원균이 증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보다 치주질환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합니다. 


구강 내에만 국한된 치주질환이 전신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는 여러 가지입니다. 직접적으로는 치주 조직의 염증성 물질이 혈관으로 이동해 전신적인 반응을 일으키거나, 치주 병원균이 직접 혈관을 통해 이동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기전은 이미 확실히 밝혀진 당뇨병 이외에 고혈압‧뇌졸중 같은 심뇌혈관계 질환 및 알츠하이머 같은 뇌신경계 질환과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주질환은 이외에도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흡입으로 폐렴 위험성을 4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치주 병원균과 그 염증 산물은 임신 중 태아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산모가 치주 질환이 있으면 저체중아‧미숙아를 출산할 위험이 4~7배 이상 증가합니다. 치주 병원균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를 감염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역시 치주 질환과의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향된 식사습관 불러 영양부족‧비만에도 영향 

치주질환이 진행되면 결국 치조골이 손상돼 치아를 빼야 합니다. 치아 발치는 음식물을 씹는 저작 기능을 떨어뜨려서 식사에 영향을 줍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씹기 어려운 섬유소가 많은 채소, 과일 등을 피하게 됩니다. 


또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쳐 조리된 음식들은 비교적 거칠고 많이 씹어야 하므로 정제되고 가공된 부드럽고 먹기 편한 음식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제 및 가공된 음식은 영양소와 미량 원소는 대개 소실된 채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등이 많습니다. 이처럼 편향된 식사습관은 필연적으로 영양부족이나 비만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전신질환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치주질환 예방과 치료는 성인병, 생활습관병으로 알려진 다양한 전신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치주 건강을 위한 특별한 왕도는 없습니다. 스스로 입 안 구석구석을 정확하게 칫솔질해서 깨끗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스스로 치아를 잘 닦는다고 생각해도 놓치는 부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구강 위생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강경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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