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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팁 Dec 03. 2019

살찌고 콩팥 손상 된다? ‘당뇨병 치료제’ 오해와 진실

‘당뇨병’의 별칭은 ‘국민병’입니다. 그만큼 환자가 많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18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501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성인 약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별칭에 걸맞지 않게 당뇨병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습니다. 정작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칩니다.


생활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병 환자는 치료제의 도움을 받으면 개선됩니다. 관리를 잘 하면 약 복용도 중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다양한 오해들이 낮은 치료율에 한 몫 합니다.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서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의 도움으로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쉽게 풀었습니다.


우리 몸의 정상 혈당 범위는 공복 시 70~99mg/dL입니다.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서 혈당을 조절합니다. 췌장에서 나온 인슐린은 포도당이 간‧근육‧지방 등 세포에 흡수돼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돕습니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갈증 △체중감소 △다음 △다뇨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만성적으로는 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당뇨병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 탓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이 분비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당뇨병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은 주로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것입니다.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단 조절과 약 복용을 통해 살이 빠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 수치도 좋아지면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당뇨병 치료제는 총 9가지 계열이 있습니다. 모든 약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작용을 통해 혈당을 조절합니다.


당뇨병 치료제들은 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 억제 △장에서 포도당 흡수차단 △신장으로 당 배설 촉진 역할을 하며,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사용합니다.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 중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은 인슐린 분비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입니다. 이외 치료제에선 저혈당이 오지 않습니다. 본인이 먹는 당뇨병 치료제가 어떤 계열인지 확인하면 약으로 인해 저혈당이 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 계열과 작용기전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병 치료제 중에서 살이 찔 수 있는 것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입니다.


인슐린의 주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 섭취한 영양소를 저장하는 것입니다. 인슐린으로 인해 저장된 영양소가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살이 빠지는 당뇨병 약도 있습니다.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작용제, 메트포르민은 식욕을 억제하거나 위의 음식배출을 지연시키고 신장으로 당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약은 환자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판단해서 처방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약제 선택에 있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권장하는 이유는 바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지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 조절과 합병증에 대한 연구(DCCT)에 따르면 당화혈색소치가 높을수록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증 △신경병증 △미세단백뇨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때문에 당뇨병 약으로 혈당을 잘 조절하면 오히려 당뇨병 합병증 탓에 콩팥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콩팥이 약한 경우에는 투여 중인 약제의 용량을 줄여서 약제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약으로 콩팥이 나빠진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콩팥 합병증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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