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증상 없이 서서히 악화돼 갑자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골다공증’입니다.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겨서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은 병이 악화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로 골절이 된 후 골다공증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골다공증은 심각한 장애, 사망률 증가와 관련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검사와 치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아서 방치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낙상이 발생하기 쉬워서 골다공증 등 뼈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호연 교수의 도움으로 소리 없는 질환 골다공증의 특징과 검사가 꼭 필요한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골다공증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늘고 있습니다. 2014년 82만700명이었던 환자는 2018년 97만2196명으로 최근 5년 새 18.4% 증가했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 우리나라 전국 50~7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신 △젊은 연령 △골다공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 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정호연 교수(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는 “골다공증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딱히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골다공증일 것이란 생각을 하기 쉽지 않다”며 “검사와 치료에 관한 인식은 아직도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다공증은 쉽게 말해 외관상으로만 멀쩡한 부실 공사 건물과 마찬가지인 상태입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길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지거나, 심하면 기침만 해도 뼈에 금이 가고 부러질 수 있습니다.
골절은 주로 손목, 척추, 대퇴부의 고관절 부위에서 잘 발생합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수술을 해도 뼈가 잘 붙지 않아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노인에서 잘 발생하는데, 동반된 질병이나 입원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수술적 치료에 대한 위험성 등으로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은 노화입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골다공증 발생이 증가합니다. 또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훨씬 많습니다. 특히 폐경기 후에 골다공증이 증가합니다.
정호연 교수는 “연구에서도 50~70대 여성 10명 중 7명은 골다공증 검진을 받은 경험이 아예 없다고 답할 정도로 골다공증 검사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우리나라는 폐경 여성의 약 30%가 골다공증에 해당해서 일찍 폐경이 된 여성이나 65세 이상인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가건강검진사업의 골다공증 검사 대상 연령이 만54세 여성으로 확대돼,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골다공증은 반드시 폐경 이후 여성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체질량지수(BMI)가 19kg/㎡ 미만인 저체중 상태는 폐경기 이후와 유사하게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출 수 있어서 골다공증 위험 요인에 해당합니다.
이외에도 부모가 강한 골다공증을 갖고 있거나 류마티스 관절염, 전립선암 또는 유방암, 당뇨병, 만성 콩팥병, 갑상선 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조기 폐경, 무월경, 난소 제거 등 일부 질환은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이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므로 골다공증 검사가 필요합니다.
가족력이 없고 폐경 여성이 아니어도 생활습관이 좋지 않으면 골다공증은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하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알코올은 직접 골아세포에 작용해 뼈의 생성을 억제하고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막습니다. 니코틴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감소시키고, 난소 기능을 퇴화 시켜서 폐경 연령을 빠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집 안에만 있으면서 햇볕을 쬐지 못하고, 신체 활동이 30분 이내로 적으면 칼슘 흡수에 필수인 비타민D를 생성하지 못하고, 뼈와 근육이 손실돼 골다공증에 위험한 상태가 됩니다.
골다공증은 골절 등 치명적인 결과를 부르는 질병이지만 사전 검사를 통해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정호연 교수는 “전혀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상 폐경 여성처럼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하면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검사와 함께 운동을 하고 칼슘‧비타민D 등 영양 섭취를 고르게 하면 노년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호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