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유난히 버겁고 힘들 때가 있었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믿었던 뒷모습을 보였지만 돌아온 건 비수 같은 배신이었을 때, 직장에서 내 열정과 노력을 갈아 넣어도 그 성과가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때처럼, 이런 일상의 작은 조각들이 뭉쳐서 큰 고통이 되어 가슴을 관통했다.
혼자 길을 걷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던 나날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한꺼번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날들이 몰려올 땐 사람을 멀리하고, 책과 드라마를 가까이했다. 드라마를 보며 소리 없이 펑펑 울고 나면, 마음이 개운해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때 내 가슴을 꿰뚫었던 대사가 있었다.
“죽고 싶으면 죽어. 근데, 내일 죽어.
내일도 똑같이 힘들면 그다음 날 죽어.
그렇게 하루씩 더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와.
그때, 안 죽길 잘했다 싶은 날이 온다고.”라는 말.
마치 나에게 직접 건네는 말처럼 가슴을 후벼 파고, 절벽 끝에 매달린 나를 끌어올리는 동아줄이 되어주었다.거짓말처럼 하루하루를 더 살아냈다.
그냥 그 말을 믿었다. 그런 날이 내게 반드시 올 거라 굳게 믿었다.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사라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는 글, 내가 기억하는 한 흩어지지 않는 그런 글이 바로 ‘좋은 글’이다.
나를 살게 한 이 드라마 대사처럼…
좋은 글이란, 어쩌면 거창한 메시지가 아니라,
지쳐 쓰러진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다시 일어설 작은 힘을 주는 한 문장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