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결혼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결혼은 왜 인격수양일까?

by 해루아 healua

오늘 비가 무섭게 쏟아졌다.

비를 피해 찾은 곳은 집 앞 도서관.


내 눈에 띄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임경선 작가님의 『평범한 결혼생활』이라는 산문집이다.


얼마 전, 나는 결혼과 관계에 대한 에세이를 브런치북으로 연재를 마쳤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의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고, 그렇게 펼쳐든 책은 의외로 찐하게 마음에 남았다.


책장을 덮을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가, 나의 결혼생활을 종이책에 담고 싶다.”

나의 꿈을 키워준 책이었다.


이 책은 결혼을 1%도 미화하지 않았다.

누구나 따라야 할 ‘정답’도 없고, 삶을 계몽하려는 ‘교훈’도 없다.


다만, 2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가 ‘안 맞음’과 ‘다름’ 속에서 겪어낸 생활의 파편들을

담담하고도 솔직하게 꺼내놓았다.


읽는 내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가끔은 “이거 내가 쓴 글인가?” 싶을 정도로 공감 가는 문장들이 많았다.


어떤 날은 남편과의 차이에 답답해지고,

어떤 날은 짠한 남편의 등을 보며 연민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을 말없이 이해해 주는 듯한 책이었다.



작가는 말한다.


“결혼은 인격수양의 기회다. 자신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된다.”


왜 결혼이 인격수양일까?

결혼은 내가 가장 무방비한 얼굴을 보여주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사랑의 좋은 감정뿐 아니라, 짜증, 고집, 피로, 초조함, 상처까지 그 무엇도 숨기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 속에서 우리는 배우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랑이란, 감정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는 걸. 서로 다른 삶의 리듬 속에서, 존중과 배려, 인내와 유머 같은감정의 근육을 기르게 된다.


결혼은 습관과 고정관념을 내려놓는 훈련이며, ‘더 나은 나’로 살아가기 위한 연습이다.


그래서 난 결혼을 감히 이렇게 정의해 보았다.


1. 결혼은 인격수양의 절호의 찬스다.

내 감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통과하는 존재 앞에서,

나는 자주 반성하고, 조금씩 자라야만 했다.


2. 결혼은 단순하지 않은 삶을 함께 감당하는 일이다.

행복하거나 불행한 삶이 아니라, 복잡하게 행복하고 복잡하게 불행한 하루하루를 견디는 일이다.


3. 결혼은 서로의 짠함을 다정함으로 마주하는 연습이다. 조금씩 약해지는 존재를 더 품고, 더 어루만지게 되는 시간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