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먼저 자라야, 생명을 품을 수 있으니까
여덟 살 차이 나는 친척 언니가 있다.
어릴 적부터 나에게 언니는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도 따뜻한 사람이었다.
언니는 지금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가끔 한국에 들어올 때면 우리는 꼭 시간을 내어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오늘이 그랬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 언니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사실… 7년 전에 둘째 아이를 유산했었어.”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이야기였다.
“그땐 내가 너무 지쳐 있었어.
돈도, 여유도, 마음도 다 부족한 상태였지.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도 될까… 그런 생각을 계속했어.”
그러던 중 병원에 간 날, 의사 선생님은 조용히 말했다고 했다.
“아이 심장이… 멈췄습니다.”
언니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내가 했던 생각들이 혹시 아이에게 전해졌던 건 아닐까…
너무 미안했고, 많이 슬펐어.”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너 요즘 걱정이 많아 보여서 그래.
좋은 생각 많이 하길 바라는 마음에 꺼낸 얘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 어딘가가 조용히 울렸다.
커리어, 자금, 나이, 체중, 건강…
나는 아이를 기다리면서도, 하루하루를 걱정으로 채우고 있었던 건 아닐까.
병원에서는 “이유 없는 난임”이라 했지만,
어쩌면 더 무서운 건 내 안에 쌓여가던 불안과 두려움이었다.
아이를 품기 위해 몸을 준비하듯,
이제는 마음도 함께 단단히 다듬어야겠다고 느꼈다.
마음속에서부터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품고,
진심으로 ‘좋은 기운’으로 아이를 초대하고 싶다.
아이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그저 기다림이 아닌,
나 자신을 정성껏 다듬어가는 시간이라는 걸 믿기로 한다.
행복한 생각은, 생명을 초대하는 언어다.
오늘, 언니의 이야기를 통해 그 말을 마음 깊이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