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해루아 healua

고요했던 연휴의 끝자락, 남편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를 켰다.


우리 부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우리들의 발라드’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앳된 얼굴의 참가자들이 무대에올라 저마다의 악기를 다루며 노래하는 모습, 그 용감한 도전과 맑은 목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수많은 참가자 중에서도 유독 마음을 파고드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의 노래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악플에 시달리며 공황장애를 겪어야 했던 시간, 새벽부터 고된 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낡은 트럭에서 등굣길마다 지겹도록 들었던 노래 같은 것들 말이다.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멜로디 한 음 한 음에 실려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그들의 무대를 보며 나는 확실히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완벽한 기교나 화려한 배경이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이 왜 음악을 하는지, 왜 지금 이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진실된 ‘이야기’가 담길 때, 노래는 비로소 생명력을 얻고 듣는 이의 마음에 가닿는다는 사실을.


가사의 전달력과 감정 표현이 다른 참가자들보다 월등하게 느껴졌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어느새 남편과 나는 하나의 마음이 되어 노래에 담긴 진심, 그들의 삶 한 조각을 함께 듣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가 좋은 글과 책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 이유도 결국 같지 않을까? 작가만의 고유한 서사와 꾸밈없는 진심이 담겨 있을 때, 비로소 그 글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니까.


결국 가장 강력한 힘은 꾸밈없는 ‘진정성’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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