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나, 그 사이에 숨은 자유
글쓰기의 본질은 ‘자유’를 향한 행위이다.
남이 정해둔 문법, 모범 답안, 그럴듯한 예의라는 틀에서 벗어나 ‘내 안의 진짜 목소리’를 꺼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역시 어느새 그 본질을 잃어버린 채, 안온한 길 위에서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다.
해답 없는 고민 속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조르바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세상의 시선이나 규칙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온몸으로통과하는 조르바. 나는 그의 자유가, 그 뜨거움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그 부러움의 정체가 무엇일까?
내 가슴을 짓누르던 답답함의 실체는 바로 내 안에 있었다. 작품 속 작가가 ‘나’와 ‘조르바’의 끝없는 대화를 통해 자기 안의 억눌린욕망을 탐색했듯, 나 역시 내 안의 깊은 갈망과 날것의 진심을 외면하고 있었다. 온전히 꺼내어 글로 풀어내 본 적 없다는 사실이 나를 옥죄고 있었다.
어쩌면 글쓰기란, 그 잃어버린 갈망을 찾아가는 여정일지 모른다. 한 문장, 한 문장 더듬어 나아가며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뜨거운 조르바를 흔들어 깨우는 일. 그것이야말로 내가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이유이다. 내 안의 조르바가 춤을 추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의 글은 진짜 좋은 글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