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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mi Sep 13. 2018

구글로 영어공부

내 영어가 맞나요?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는 영어 원문을 국문으로 번역하는 일이 많았는데, 인하우스로 들어오고 나서는 국문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통번역사를 통칭하여 '영문에디터'라 한다. 영어가 필요한 모든 일에 투입되어 최종 감수를 맡기 때문인 듯하다. 마지막으로 내 손을 거쳐 문서가 외부로 나간다고 생각하면 단어 하나 허투루 볼 수가 없다. 탈트가 올 때, 원어민의 감이 필요할 때, 구글을 활용한다. 영어공부에도 적용 가능한 듯하여 몇 가지 활용 팁을 공유한다.


MEANING


구글을 영영사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뜻이 궁금한 단어 뒤에 meaning을 붙여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단어의 정의, 예문, 동의어가 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영사전이 필요할 때 Merriam-Webster를 즐겨 사용한다.

동의어가 궁금할 때는 단어 뒤에 synonym, 반의어가 궁금할 때는 단어 뒤에 antonym을 입력해서 검색한다.


동의어 반의어 사전으로는 Thesaurus를 추천한다.


그러나 가장 신박한 플랫폼은 뭐니 뭐니 해도 브리검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에서 제공하는 Corpus이다. Corpus는 한국어로 '말뭉치'라 해석할 수 있다. 문학, 언론, 논문 등 동시대에 사용되는 영어의 용례를 모아둔 방대한 온라인 기록보관소이다.

한국어 뜻풀이로도 낯선 '사나포선'이라는 의미의 privateer를 Corpus에 검색해보았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사나포선은 "민간 소유이지만 교전국의 정부로부터 적선을 공격하고 나포할 권리를 인정받은 배"를 가리킨다.


FREQUENCY 탭에서는 해당 단어의 사용빈도를 확인해볼 수 있고, CONTEXT 탭에서는 어떤 문맥에서 해당 단어가 사용되었는지 실제 용례를 살펴볼 수 있다. 해당 단어가 사용된 문장의 출처까지 표기되어 있어, 링크를 타고 가서, 예기치 않게 유용한 웹사이트를 발견할 수도 있다.

FREQUENCY
CONTEXT

해당 단어는 아래의 문장에서 발견했다. 아래의 문장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 Scott Turow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소설 One L에서 발췌한 것이다. 하버드 로스쿨 첫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로 잔디밭에서 맥주를 마시며 동급생들의 얼굴을 익히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 주인공이 느끼는 심정을 묘사한 구절이다. 아찔한 햇볕과 약간의 술에 취해 들뜬 채로 잔디밭을 배회하다 보니 동급생들이 익히 들었던 바와 같은 무시무시한 경쟁자들이 아니라 함께 모험을 떠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동료 우주비행사들로 느껴졌다는 내용이다. 이때 주인공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수한 학업적 성취를 거둔 동급생들을 일컬어 "academic privateers"로 표현했다. 겉으로 보기에 무해해 보이지만 학업이라는 바다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등을 거머쥔 집념을 사나포선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I had been told that my classmates would be academic privateers and cutthroats, but as I wandered around the Harkness green, sun-dazed and excited and a little bit drunk, I felt a little like one of the astronauts, headed for adventure with the most prime and perfect companions anyone could choose.


VERSUS


두 단어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는 동일하게 위원회라 번역되는 committee와 commission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할 때 검색창에 commission vs. committee를 입력한다.

가장 상위에 자리한 검색 결과를 클릭했다.

해당 페이지의 댓글을 평점순으로 정렬하여 가장 많은 엄지 척을 받은 답글을 참고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A committee is a group of people who meet and deliberate according to fixed rules in order to make a decision or produce a document as a group. A commission is a group of people who are entrusted (that is the etymology) by a government to carry out a task. Sometimes the task is a specific one (like ascertaining a particular fact or resolving a particular problem) and sometimes the task is more long-term (like the SEC, that i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A commission is usually distinct from other kinds of agency in two ways: it has no single, permanent administrator, and it has no independent or constitutional authority of its own—it operates under the authority of another part of the government. Of course, a commission can be a committee (like the 9/11 Commission), but very few committees are commissions, and some commissions are not committees.


요약 번역하자면, "committee"는 하나의 단체로서 결정을 내리거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정해진 규칙에 따라 협의 및 심의를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가리킨다. "commission"은 정부로부터 임무 수행을 위임받은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을 가리킨다. 진상규명이나 문제 해결 같은 구체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고,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장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commission"은 두 가지 면에서 다른 기관과 구분된다. 첫째, 단일한 상임기관장이 없고, 둘째, 독립적·헌법적 권한이 없어 정부 산하에 귀속된다.


즉, 상임위원장 하에 독립적 권한을 지니며, 의사 결정을 위해 주기적으로 소집되는 위원회를 일컬어 "committee",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며 특정 임무 수행을 목적으로 특별히 구성된 위원회를 일컬어 "commission"이라 할 수 있다. commission에 담긴 '위탁하다'라는 의미에 착안하여 '외부 기관에 연구 용역을 맡긴다'는 문장을 번역할 때 commission을 동사로 활용하기도 한다.


ASTERISK & QUOTATION MARK


검색할 때 큰따옴표를 사용하면 큰따옴표로 인용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검색 결과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법조계를 표현할 때 "in the justice arena"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큰따옴표까지 살려서 검색하면 약 19,900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옳거니. 사용하는 표현이구나. 갑자기 마음이 든든해진다. 검색 결과를 눈으로 훑어보며 어떤 문맥에서 사용되었는지 참고하여 해당 표현이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문맥에 정말로 적절한지 판단한다.


어떤 단어를 써야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될 때가 있다. 이럴 때도 구글의 도움을 받는다. 고민이 되는 위치만 별표로 처리하여 검색하는 것이다. " * relationship of both countries" 이와 같이 큰따옴표까지 붙여서 검색하면, 별표 표시를 넣은 자리만 변수로 처리된다. beneficial, complementary, deepening, friendly, diplomatic, long-term 등 별표로 표시한 위치에 어떤 단어가 들어가면 좋을지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관사나 전치사가 헷갈릴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introduction * support system"이라고 검색했다. of와 to가 모두 쓰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of가 오고 어떤 경우에 to가 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introduction of"와 "introduction to"를 검색하여 빈도와 용례를 확인했다.

검색 결과 "introduction to"가 "introduction of"보다 두 배쯤 많았으나 둘 모두 만만찮게 많이 사용되었다. 이 경우 둘 다 옳은 표현이나, 용례가 다르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앞서 설명했던 vs가 등장할 차례이다. "introduction to" vs. "introduction of"로 검색하여 가장 상위에 등장하는 웹페이지를 클릭했다.

신기술의 도입과 같이 introduction의 의미가 '도입'일 때는 of가 적절하고, 책이나 보고서나 연설의 '서문'이라는 의미일 때는 to가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본디 의도했던 제도의 도입 혹은 소개를 영문으로 번역할 때는 전치사 of가 적절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범죄피해자 지원제도 도입 혹은 소개를 "introduction of crime victim support system"이라 번역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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