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어록2
오늘도 아들을 침대에 눕히고,
아들의 요청에 따라 바닥에 누웠다.
깜깜한 어둠 속에 누워서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 오늘 재미있었어?”
“아뇨, 엄마, 속상한 일이 있어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요즘 들어 많이 컸는지
감정의 변화를 많이 겪고 표현했던 너였다.
서운한 마음이나 속상함을
시무룩한 표정과 축 쳐진 어깨로 표현하던 너였기에
‘왜 내가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훈육하던 와중에 실수한 게 있는지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왜, 무슨 일이 있었어?”
“동물은 움직일 수 있는데, 열매는 움직일 수 없어요.”
“...어?”
당황했다.
아이는 오늘 놀이터에서 식물의 열매를 따면서 놀았다.
대여섯 개쯤 더 되는 열매를 벤치에 늘어놓고 놀기에
나중에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여기 있으면 열매 속 씨앗들이 싹을 틔우지 못해,
다 놀았으면 저기 화단에 뿌려주자.”
아들은 다른 친구들이 가져다 놓은 열매까지 열심히 모아 화단에 가서 뿌려주었다.
놀이터 벤치를 어지럽혀 놓으면 안되기에
아이가 열매를 스스로 치울 수 있도록 알려준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화단에 열매를 뿌려준 것은
단순히 열매를 벤치에서 치우는 의미가 아니었다.
열매가 땅으로 돌아가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었다.
열매가 싹을 틔우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그래서 열매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으리라.
네 마음은 작은 열매하나에게까지 따뜻하구나.
"아들, 열매는 바람과 비와 새들이 옮겨준단다. 너무 속상해하지 않아도 돼."
"그래요? 내가 안해줘도요?"
"그래그래, 너무 걱정마"
그 마음 오랫동안 간직하길
엄마는 오늘도 너에게 따뜻함을 배운다.
너는 그리곤 금세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