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적 감정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끝내고 식탁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아들은 책장을 바라보고 서있고
옆에는 굳이 종종거리며 오빠 옆에 와서는 책장에 매달려 책을 만지작거리는 자그마한 딸이 있다.
평온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귀여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큰 아이가 한숨을 푹 내쉰다.
내가 의아하단 듯이 쳐다보자.
“엄마, 속상해요”
“왜?”
“동생이 잡았는데 동생을 긁었어요.”
“응? 네가 동생을 잡아 줬는데 동생이 너를 긁었어? 어디?”
“아니요, 그게 아니라요, 동생이 잡았는데 동생을 내가 긁었어요.”
좀 당황스러웠다.
보통은 멋도 모르는 11개월 동생이
아들과 함께 놀다가 흥을 주체하지 못해
아들을 긁어버리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아들이 아파서 속상하다고 하는 줄 알았다.
“그래? 그랬구나. 그런데 동생은 괜찮은 것 같은데? 미안해서 속상해?”
“네....”
“그럼, 얼른 동생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해야지 그러면 되는 거야.”
해실해실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 있는 동생을
아들은 꼬옥 안아주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표정
“아들, 동생이 싫어할까봐 그래?”
“…….”
“아닐 걸 동생은 오빠 안 싫을 걸?”
얼른 딸을 들어서 아들과 얼굴을 마주보게 했다.
오빠얼굴만 봐도 ‘꺄륵’ 소리를 내며 웃는 딸이었다.
그제야 우리 아들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봐봐, 오빠 너무너무 좋아하네, 걱정 마.
너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면
순간 실수로 그렇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건 나쁜 행동이야.
다음에는 안 그럴 거지?”
“네”
“그럼 된 거야. 너도 동생이 긁었을 때 아파도 괜찮다고 해주잖아, 동생도 이해할거야.”
“네!”
보통의 나는 엄한 엄마다.
아이가 누구를 때리거나 하면 바로
‘잘못된 행동이야, 사과해’ 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편이다.
울음을 지으며 안기려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스스로의 잘못을 알고 반성할 때까지.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아릿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
너의 잘못을 혼내기보다는
누가 보지 못했어도 스스로 속상해할 줄 아는 너의 마음을 나는 감싸주고 싶었다.
품어주고 싶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잃을까 두려운 마음.
그런 감정을 너는 처음 가져보는 것이리라.
그 감정이 너를 아프게도 할 것이리라.
하지만 아들아.
그 마음은 참 귀한 마음이야.
너의 마음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도 자라나고 있구나.
단단해지고 있구나.
당연히 스쳐가야만 하는 길을 가는 너를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