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어록
어느 늦은 저녁 큰 아이 방에서 같이 책을 읽고 있었다.
스스로 책을 덮기에 “졸려?”하고 물었더니 '끄덕끄덕'
자겠단다.
‘툭’하고 불을 끄자.
“엄마 좀 있다가 가세요.”
“그래 엄마 좀 있다가 갈게”
원래 침대에서 천방으로 뒹굴다 자는 아이라
바닥에 누워 조용히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한참을 뒹굴다가 잠이 오지 않는지
내가 누워있는 곳과 가까운 침대 가장자리로 슬쩍 오는 너,
어둠속을 더듬어 아이를 만져주었다.
보드랍고 따뜻했다.
그 때
“엄마, 제가 예뻐서 만지는 거예요?”
“풉, 그래”
아이가 또 말했다.
“엄마, 제가 귀여워서 만지는 거예요?”
“그럼, 우리 아들 귀엽지”
아이가 또 말했다.
“엄마, 제가 멋있어서 만지는 거예요?”
나는 대답 없이 침대로 올라가 살며시 안아 주었다.
너는 아는 거겠지.
내 손길의 그 따스함을 너는 느낀 거겠지.
엄마의 마음이 무엇일까.
너는 알고 싶었을 거야.
그래서 네가 아는 최선의 언어를 사용하여 물어본 것이리라.
이것이 예뻐서인지 귀여워서인지 멋있어서인지 알 수가 없어서.
아들아, 그건 사랑이란다.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너를 만질 수밖에 없었던 거란다.
사랑스러움은 ‘예쁨, 귀여움, 멋짐’을 모두 아우르는 거야
너의 그 존재 자체로 엄마의 세상이 따뜻해지고 엄마의 하루가 특별해진단다.
이 가득한 마음을 더 이상 다른 단어로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을까.
사랑스러운 너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