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날들의 기록

[다툼, 그 속에서 자라는 사랑] 사랑은 나 자신을 찌르는 일.

by 행화당

결혼 후에도 남편은 여전히 ‘자기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믿었다.

주식투자를 위해 대출을 하고,

갑자기 값비싼 골프채를 사오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격렬하게 부딪혔다.


나는 말했다.

“그러면 안 돼, 우리 생활을 함께 고민해야지.”


하지만 그는 말했다.

“내가 벌어서 내가 쓰겠다는데, 왜 상관이야?”


그때마다 나는 논리보다 주장으로만 가득 찬 그의 태도에 실망했다.

설득은 통하지 않았고,

대화는 점점 싸움으로 바뀌었다.


화가 났다.

어떻게 이렇게 나를 무시할 수 있을까.

결혼은 함께하는 일인데,

왜 그는 여전히 혼자인 것처럼 행동할까.


점점 나도 감정에 휘말렸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과격한 행동을 하고,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감정이 폭발한 뒤

나는 늘 무너졌다.

화가 난 건 분명 그의 태도 때문인데,

긴 싸움의 끝에는 내 자신에 대한 실망이 더 크게 남았다.


나는 나를 믿었다.

이성적이고, 따뜻하고,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화난 나의 모습은 그 어떤 설명도 할 수 없을 만큼 낯설고 서글펐다.



다툼, 그것은 상대를 설득시키는 과정이 아니었다.

그 안에서 흔들리는 나를 마주하는 여정이었다.


나를 마주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피하고 싶기도 했다.

그건 내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직면하는 순간,

나는 그런 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화는 상대를 향했지만, 결국 나를 더 깊이 찌른다.

그 상처 속에 오늘도 나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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