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인 날들의 기록

[다툼, 그 속에서 자라는 사랑] 사랑은 나 자신을 길러내는 일

by 행화당

나는 늘 웃는 사람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직장생활까지 사람들은 날 다 늘 웃고 있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건 나의 특유의 기질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낙천적이었다.

난 누군가를 기쁘게히 하는 것이 행복했다.

경쟁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격이었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닌가.


모난 것 없이 행동하니 부딪히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따랐다.


그런 삶이 나는 좋았다.

적당히 공부했고, 적당히 인정받는 삶이니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결혼 후 ‘삶의 공간’을 함께 하니 알지 못했던 남편의 삶의 모습이 보였다.

나와는 많이 달랐다.


남편은 늘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추구했다.

조금도 쉬지를 못했다. 가끔 쉬는 순간을 사치로 여기기도 했다.

어느 순간에는 별 것 아닌 일에 매우 조급하기도 했다.

그의 그런 삶이 나는 불안해보였다.


남편은 경쟁적인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면을 마주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게임과 같은 사소한 대결도 지고나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다음엔 이기겠다고 재차 다짐하곤 했다. 그런 그가 처음엔 귀여웠지만 점점 불편했다.

사회에서 스스로의 전투에 지쳐 온 그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결국 나는 화를 터트리고 말았다.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오빠는 다른 게 잘하는 게 있잖아”

“좀 참지 왜 그랬어?”


나는 자주, 그를 비난했다.

남편의 태도가 옳지 않다고 믿었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쉽게 바뀌지 않았고, 나 역시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어려웠다.

갈등은 반복되었고,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그의 눈에는 오히려 내가 답답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며,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해가며 상대와 잘 지내려 노력하는 사람.

적당한 삶에 만족하며, 진취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 사람.


오랜 시간 다투고, 외면하고, 또 다시 마주하면서 지쳐가고 있었다.

우리가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런데,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변화가.


바뀐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부정하며 그는 많이 아팠을 것이다.

많이 울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미안했다.

사실 바뀌어야하는 것은 나였는지도 몰랐다.

내가 옳다는 편협일까.

무엇이 그리도 불편했을까.

나는 또 나의 부족함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 번의 경험 끝에 우리는 많이 달라졌다.


나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니

나와 다른점이 거슬렸다.

상대의 시선속의 나를 바라보니

나의 그름이 거스러미처럼 일었다.


모든 것은 시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를 바라보자.

내가 보지 못하는 나를 직면하는 것,

그리고 그런 나의 부족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우리의 사랑은 ‘나’를 바꾸는 것이었다.


결국

결혼은 상대의 단점을 지워가는 과정이 아니다.

그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사랑은 결국, 나 자신을 길러내는 일이었다.











<시점을 바꾼 우리의 대화>


‘너는 참 좋은 사람이야’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오빠 덕분에 우리 가정이 이렇게 자랄 수 있어’

‘밝고 성실한 너 덕분에 긍정적인 기운을 가질 수 있어’

‘늘 노력하는 오빠를 보며 나도 배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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