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원경 변호사 Jul 29. 2020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2

혼자만의 시간

[나다운 나를 만나는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나다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지만,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군중 속으로 휩쓸려 나의 진정한 모습을 잃어버리곤 한다.

‘혼자’라는 단어는 인간에게 때로는 외롭고 허전한 느낌이 들게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 안의 아름다운 진주를 발견하고 더 많은 진주를 만들어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나는 ‘혼자’의 의미에 대해서 그동안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성찰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을수록 오히려 자유롭고 창조적인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 매몰되어 살아가다가, 갑자기 아주 고요하고 평화롭게 혼자 지내다 보면 그 자체로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만족감과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것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 여기에서 나라는 존재만을 유심히 관찰하고 온전히 느끼게 되는 감격의 순간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다 보면, 오감이 활발하게 작동하면서 내 기분과 생각, 신체상태를 면밀히 살피게 된다. '나라는 존재가 이런 사람이었구나'를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끼게 된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내 자신을 제대로 알게 되면, 내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과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한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오롯이 만나게 되고, 나에게 몰입하게 되면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 타인과의 비교 따위도 다 사라진다. 내 인생에 나라는 존재만 유일하게 남는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생의 시작, 바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되는 시간이다.

한편으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과거에 받았던 수많은 상처들, 현재도 겪고 있는 슬픔과 좌절, 미래에 올지 모르는 고난과 역경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을지 그에 관한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고, 스스로를 진정으로 위로하게 된다. 가끔은 바보 같고 가끔은 못난 사람 같아도, 그런 자신의 모습까지도 너그럽게 용서하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런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고 보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생기면서 한층 성장하고 성숙된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내 삶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혼자'를 추구하면서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였다. 그 목표가 흐릿해지거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뚜렷한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생의 고비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위로를 얻으며 의존적으로 살게 되면, 내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을 대신 살게 되어 괴로웠다. 그런 시행착오 끝에 내가 결정한 나만의 인생을 창조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무엇이든지 시작하고 끝까지 혼자의 힘으로 해야 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내가 선택했기에 후회와 미련도 남지 않는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드디어 현재의 행복한 삶을 찾았고, 나라는 존재에게 만족하게 되었다. 가면을 쓰고 있는 내가 아닌 진짜의 나를 만나게 되었다. 진심으로 나를 아끼고 위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은 나를 나답게, 소중하고 품위 있게 만들어 주었다. 더 나다운 삶에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타인과 멀어지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다운 나를 되찾으니, 타인으로부터 더욱 인정받고 사랑받게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결코 이기적인 것도 아니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어서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타인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긴 하겠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자신을 상세히 관찰하고 분석하여 문제점을 개선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타인을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혼자만의 시간은 이기적인 시간인 동시에 이타적인 시간이 되는 것이다.

결국 혼자서 성숙한 자신만의 세계를 점점 확장시켜 나아갈 때,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혼자만의 귀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타인과도 행복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나는 혼자서도, 누군가와 함께라도 언제 어디서든지 찬란하게 빛날 수 있었다. 혼자만의 시간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