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시간들을 끌어안으며
2022년에는 날아올라 흥해라, 서원경 변호사
나에게 2021년은 추억 돋는 과거와 기대되는 미래, 지나가는 젊음과 다가오는 늙음이 공존하는 시기였다. 내 인생의 또 다른 고비를 맞이하며 한참 인생의 쓴맛, 신맛, 매운맛을 느낀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서 험난한 시간들은 어찌저찌 무사히 지나갔다. 역시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인생은 평탄하지 않다. 시소를 타고 있는 것처럼 인생에서 좋은 시기와 안 좋은 시기가 반복된다. 나에게도 그동안 복과 화가 동시에 찾아오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긴 했다. 나는 보기보다 멘탈이 약하고 마음이 여린 편이라, 쉽게 흔들리고 손해를 본 적이 많았다. 좋게 말하면 순진하고 순수했었다. 그래도 어리바리하게 있다가 어리석게 산 세월이 아깝지는 않다. 모든 경험에는 교훈이 있고,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자 발전의 강력한 추진력이 되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런 역경과 시련을 통해 내면의 성숙을 이루고 유리멘탈이던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어 위대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겪은 모든 고난과 역경은 쉬어가라는 신호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당시 힘들었던 시간은 결국 최고의 선물이자 나만의 자산이 되었다. 인생에서 모든 경험은 쓰면서도 달달한 배움이다. 실패와 실수도 어느 순간 지혜로 전환된다. 인생에서 특별히 버릴 것이 없었고, 결국 잘 다져진 나로 만들었다. 니체는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올해에는 상처에 튼튼한 새살이 돋아날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이 다시 치유되었다. 이번에 제대로 된 '담금질'로 새로운 삶으로 다시 떠오른 느낌이 든다. 예전엔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마음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익숙한 상황과 동일한 사람,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처음 보는 것 마냥 신기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이제는 세상 모든 일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그냥 다 별일 아니다. 인생 별거 아니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다. 그래서 불혹이라는 말도 있나 보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나에 대한 칭찬과 비난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저 웃게' 되었다. 자기 인생이 재미없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에 대해 왈가왈부한다. 사실상 나도 나를 잘 모를 때가 있는데, 남이 나를 어떻게 정확히 알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에 대한 평판이든 호불호든 지극히 주관적이고, 좋은 평판도 주식시장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니 최대한 웃어넘긴다. 누군가 찰나의 인생에서 웃지 않는 사람은 바보라고 했다.
두루두루 인간관계를 잘해보려다가 정작 중요한 사람들에게 소홀해지지 말자. 위기 때 관계의 본질이 드러난다. 인생에서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시간도 부족하다.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는 그런 향기 나는 사람..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선물이다.
사회의 틀, 시스템, 타인의 평판과 곱지 않은 시선, 편견, 선입견, 두려움, 민망함 등 인간의 본성이나 자유를 제한하는 그 어떤 것들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자.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 위대함을 추구하도록 한다. 남들이 좋다는 길을 그냥 따라가다가 길을 잃는 사람도 많다. 항상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관점과 창조적인 태도로 세상을 대하자. 체인저 같은 모습으로 꿈을 좇아 행동하고, 남보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자.
다들 밝은 척, 괜찮은 척, 강한 척하다가 속이 곪아가느니 그냥 속 시원하게 살자. 요즘 무언가 숨기거나 속이려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밝고 행복한 페르소나 뒤에 숨겨진 그림자와 어둠이 보인다. 남에게만 보이려는 '가짜 행복'이나 '설정 인생' 보다는 진솔하고 진실된 스타일로 살자. 점점 진정한 행복과 충만한 마음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알아주겠는가. 스스로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한다. 그것이 타인과 다른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길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때로는 원망하는 대상도 '저 사람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라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수많은 시시비비와 인간관계에 괴로워할 필요 없다. 결국 다 불완전하고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다. 내가 누군가에게 미움과 원망을 사고 있다면 '나도 사정이 있어서 그랬다며' 용서를 구한다. 생각해 보면 스쳐 지나간 인연 중에 죽을 때까지 다시는 얼굴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라서, 서로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자.
나만의 관점이나 그 사람의 외형만으로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겠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삶에 대한 경외심이 생겼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귀한 존재이다. 한 치의 결점도 없는 인간이 없으니 서로를 이해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삶을 인정하자.
내 인생 대부분은 행복했고 복 받은 삶이었다. 유한한 삶을 알차게 보내려고 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집착도 있었지만, 이제 와서 과거를 후회할 필요도 없고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할 이유도 없다. 지금 이 순간에 현존하며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다. 사는 듯 죽은 듯 어영부영 있지 말고 진짜로 살아있는 사람처럼 살자.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괜히 애쓰면서 억지로 살지 않겠다. 유연하고 큰 생각과 활짝 열린 사고로 가치 있는 경험과 소중한 교훈을 얻는 데에 의미를 두며 살자.
주위를 둘러보니 아등바등 살며 못되거나 뻔뻔한, 오만하고 비열한, 위선적인, 비도덕적인, 반칙을 일삼는 비겁한 사람들이 때때로 반짝 성공은 할 수 있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국 실패하는 걸 많이 보았다. 진실과 선이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정당하고 떳떳하게 소신대로 살자. 그리고 꾸준한 성공은 내공과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잘 올라가다가 갑자기 추락하는 사람, 기나긴 무명 끝에 빛을 보는 사람, 인생의 업다운을 반복하는 사람, 박수칠 때 진작 떠나지 못해 봉변을 당하는 사람, 평균적인 삶의 모습으로 수렴하는 사람.. 여러 인간 군상이 있다. '저렇게 살아서 뭐하나'라는 인생무상이나 허무주의 측면에 치중하기보다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인생 속에서 겸손하게 살자. 겸손이 복을 부른다.
세월이 흐르면 삶의 우선순위도 바뀐다. 맹목적으로 쟁취하려던 명예, 돈, 권력, 지위, 인기 그 모든 물질적이고 표피적인 것들에 대한 공허함과 그것에 혈안이 된 인간의 삶에 대한 회의감과 허무함이 밀려온다. 빈 껍데기에서 벗어나 내면의 얼굴을 보자. 지구별 여행을 왔다는 심정으로 이 세상에서 추구해야 하는 본질적인 것들과 더 높은 가치를 목표로 향해 가겠다.
팍팍한 현실에 매몰될수록 수시로 몰랑몰랑한 감성을 깨우자. 가끔 머리가 그야말로 타들어가는 느낌의 번뇌에 휩싸일 때 천천히 부드러운 감정에 집중하면 이내 행복해지더라. 내 마음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 사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잘하자.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행복을 누리고 더 이상 부정적이거나 허튼 데에 낭비하지 말자. 행복, 긍정, 사랑, 기쁨, 평화 그 모든 긍정적인 것들에 올인하자.
기초 없이 날림으로 인생을 살면 사상누각이 되더라. 결국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노력과 정성을 다한 결과여야만 오래 지속된다. 지금까지 운 좋게 얻은 것들 중에서 내 마음을 다하지 않은 것들은 쉽게 내 손을 떠났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과정을 즐기고 공들여 가꾸자.
일신우일신이라고 매일마다 조금씩 성장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나의 모습에 만족하자. 답답하고 지루한 현실이 한꺼번에 다이내믹하게 변하길 바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행복하고 여유로운 마음이 1분 1초도 쉬지 않고 유지되길 바라는 것도 허황된 꿈이다. 이 정도로 나날이 괜찮아지면 됐지 뭐..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자.
남의 생각과 시선이 아닌 내 마음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차렸다. 획일적이고 평범한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 느낌은 신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고 한다. 내면에는 육체와는 다른 강한 생명력이 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좇으며 사는 건 옳지 않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하며 본연의 나로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며 살자.
나이듦과 인성의 성숙이 비례하도록 노력하자. 나이에 맞게 은은하고 담백하게 살자. 더 이상 가벼운 것,겉멋이나 화려함, 과욕, 위선, 이해타산에 현혹되지 말자. 공자의 말씀처럼 불혹-지천명-이순-고희까지
남은 인생을 고려하여 매사에 신중하고 진중하게 생각하자. 잠깐 쉬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자.
살아 숨 쉬고 있는 일상 자체가 기적이다. 더 이상 파랑새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하루를 살아도 내 삶의 클라이맥스처럼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자.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직 살아보지 못한 날들 속에 숨어 있으니까.
2021년에는 개인사와 코로나 대유행 탓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두문불출하였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에 지친 나에게 진정으로 부족한 건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동굴 속으로 들어가느라 본의 아니게 모임 초대에 계속 응하지 못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얼굴 본지도 오래되었다. 머릿속은 복잡하고 시끄러웠고 감정이 요동칠수록, 내 인생 중에 가장 고요하고 차분한 시간을 보냈다.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진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독서나 콘텐츠 시청 정도 이외에는 몇 개월 동안 멍하게 있는 시간을 보내니, 몸과 마음이 텅 빈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삐걱대는 쳇바퀴가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세상처럼 느껴졌던 과거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다가 이제 나이도 있고 연륜도 쌓이니 주위를 더 살피며,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고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 내가 잘 되는 것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
세상과 삶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면서 마음의 깊은 울림 속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 같은 것도 느껴졌다. 앞으로도 시간 날 때마다 명상을 자주 하면서 성찰과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싶다. 자기를 정화하는 시간 속에서 맑고 투명한 영혼을 갖고 용기 있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것을 성취하고 좋은 것들을 가져보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대단히 바라는 것도 없고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 인생관이 확실히 바뀌었다. 소소한 꿈을 이루며 사소한 기쁨 속에서 그냥 자유롭게 현재를 살고 싶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인이다.”라는 말을 되새긴다. 해마다 거듭되는 각오가 무너질 때가 있더라도, 언제나 새로운 원동력을 가지고 진정한 자유인으로 거듭나는 2022년이 되기를 바란다. 2021년의 시간들을 떠나보내며 나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한다. 더 나은, 찬란한 내일을 향해 이제 다시 날아올라 더욱 흥해라.
'삶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건 이 세상의 그 어떤 마법이나 보물보다도 멋지고 대단한거야(To Be Free. Such A Thing Would Be Greater Than All The Magic And All The Treasures In The World.)-“Alad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