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화가 복이 되고, 복이 화가 되기도 한다. 새옹지마의 배경 이야기를 복기하면 이렇다.
"중국 국경 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쳤습니다. 이에 이웃 주민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자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태연자약(泰然自若)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도망쳤던 말이 암말 한 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주민들은 “노인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하며 축하하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누가 압니까?” 하며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하여 그만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위로를 하자 노인은 역시 “이게 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북방 오랑캐가 침략해 왔습니다. 나라에서는 징집령을 내려 젊은이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부러진 까닭에 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복이 화가 된 경우는 어떤 게 있었을까 생각하니, 남들이 좋다고 하는 성취를 이루었지만 나에게 맞지 않아서 오히려 스트레스 받고 괴로웠던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가끔 운이 좋아서 된 일로 기뻐하다가 사상누각처럼 기초가 없어서 쉽게 무너지기도 했다. 반면에 성취를 하지 못해서 좌절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보니, 차라리 그때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거나 정신적인 여유를 찾기도 했다. 건강이 안 좋아지자 건강관리에 집중하여 더 강한 체력을 만들게 되기도 했다.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분이 나에게 다가와서 피해를 끼쳤다고 괴로워했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삶의 은인이 된 사람도 있었다.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이 있어서 좋은 일이 나쁜 일로 변하거나 불운이 다시 행운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들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면서 그렇게까지 일희일비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태연하게 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