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구걸하는 일방적인 찌질함에 대하여
예전의 나는 참 찌질했다. 상대의 마음에 들기 위 해 내가 가진 것들을 전부 다 보여주며 줄 수 있는 만큼 털어서 줘버렸다. 이렇게 하면 상대도 나에게 똑같이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나를 좋아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관계를 구걸했다. 무작정 잘 해주고 신경 써주고 언제나 상대가 먼저였다. 배려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내가 노력하여 이상적 인 관계로 만들려고 했다. 그로 인해 끊임없이 노력 하고 상대의 기분을 파악하고 나의 감정은 외면하면서 혼자 관계를 끌고 갔다. 무척 힘들었지만, 이런 노력이 쌓이고 쌓여 서로를 단단히 묶어주고 신뢰 관계를 형성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처음부터 모든 관계의 시작이 일방적인 구걸이었기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관계가 될 수 없었다. 상대도 나만큼 나를 생각하고 나에게 다가와줘야 서로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상대도 나 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지 못했다. 상대가 나 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면 그건 내가 가진 게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과 이루어진 관계는 그저 내가 필요하거나 일시적으로 잠깐 동안 형성되는 것이 관계라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과 함께 웃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많은 시 간과 노력을 쏟았지만, 어떤 이들은 나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관계의 이상적인 모습이 무너졌을 때,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크게 상처를 받았고 무너졌다. 내 마음을 받기 만 했던 그들을 원망했고 한편으로 이런 그들을 믿고 진심을 다했던 내가 바보 같다며 스스로를 자책 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관 계는 무조건 나의 노력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 소 가벼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관계를 새롭게 정의했다.
건강한 관계는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서로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아니야?라고 생각 할지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서로가 서로를 위해 시간과 애정을 쏟는 노력이 아닌 일방적인 혼자만의 노력을 의미한다. 관계는 결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인해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제 는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관계를 유지하고 끌고 가 기 위해 혼자만 하는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서로가 노력하지 않는 관계는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우고 결국 상처를 준다. 그러니 힘들고 아프면서 당신만 노력하는 관계는 이어갈 필요가 없다.
누군가를 만난 순간부터 인지하지 못했어도 관계는 이미 시작된다. 노력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나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귀하게 여겨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똑같이 귀하게 여겨주면 된다.
노력해야만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는, 스스로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으니까. 여전히 관계 속에 무너지고 상처를 받긴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사람들을 오래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 한 빠르게 나의 신경에서 걷어 내버린다. 더 이상 그들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만큼 나는 나를 아껴주는 이들에게만큼은 온 힘을 다해 나의 마음을 던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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