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공놀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먼저 본인은 10년 차 맨유 팬임을 밝힙니다.
오늘 새벽에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의 경기가 있었다.
두 팀 팬도 아니고 맨체스터 시티는 더비 관계라서, 트트넘은 맨유보다 위에 있어서 응원하는 편은 없었다.
단지 맨체스터 시티의 막강한 화력을 기대하며 재밌는 경기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 예상 대로 정말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긴장감 넘치고 눈이 즐거운 경기였다.
작년 트레블을 해먹은 맨체스터 시티는 역시나 강했고 그런 맨시티에게 이상하게 강한 토트넘의 반격도 좋았다.
다행히 이번 경기에서 주심도 나름 잘 봤던터라 이 정도면 끝내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했었는데…
후반 추가시간에 사고가 터졌다.
후반 정규시간 얼마 전에 토트넘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급해진 맨시티가 총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종료 약 2분 전 맨시티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반칙이 있었지만 공 소유권을 유지한 맨시티에게 주심이 어드밴티지를 선언했고 이건 골이라고 해설도 내가 같이 보고 있던 유튜버도,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돌연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는 토트넘의 반칙을 선언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주심이 어드밴티지를 선언한 상황에서 맨시티가 공 소유권을 유지했고 결정적인 득점 찬스 상황에서 대부분, 아니 모든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다.
맨시티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나 수비 상황으로는 99% 득점 상황이었고 그렇게 되면 맨시티가 역전하면서 순위가 바뀔 수 있었다.
아직 리그가 중반도 안 치른 상황에서 한 경기가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이게 후반에 가면 1점, 1골의 득실차로도 순위가 갈리기 때문에 엄청 중요하다.
그런 상황에서 주심 때문에 득점 찬스를 놓치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다?
당연히 맨시티 선수들은 매우 빡쳤, 아니 화났고 팬들도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응원하지도 않는, 오히려 맨시티가 망하길 바라는 맨유 팬인 나도 이 장면을 보자마자 육성으로 욕이 나왔고 엄청난 분노를 느꼈는데 맨시티 팬들은….
만약 내가 맨시티 팬이었고 직관을 했다면 난입(…)했을지도 모르겠다.
왜 해외 축구팬들이 홍염을 터트리고 난동을 부리는지 알게됐다.
10년 넘게 한 팀을 응원하면서도 축구에 죽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굳이 고작 공놀이에 왜 저러나, 훌리건들을 이해 못했는데…….
고작 공놀이라고 하기엔 희노애락이 진하게 담겨있는 것, 그것을 우리는 축구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