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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ubris

코로나 덕분에 1인 다역중입니다(1)

간호사+간병인+가사 도우미+보호자=?

by Argo

원래는 자세하게 엄마의 2번의 입원과 2번의 응급실 방문에 대해 써보려고 했는데 쓰다가 막혀서 미뤄뒀다.

워낙 상황이 불안정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쓰기에는 에너지가 딸린다.


비슷한 시기에 엄마와 나는 코로나에 걸렸고 약 2주 정도 인후염 증상으로 고생한 나와 달리 엄마는 피부 발진, 고열, 호흡 곤란 등 매우 위험한 증상을 겪었다.

2번의 입원 동안 각각 1주일, 도합 2주간의 입원 동안 첫 입원 때는 나도 아파서 제대로 보호자 노릇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2차 입원 때부터는 약간의 후유증 - 불완전한 감각의 회복, 피로감, 가벼운 우울 등 - 정도만 남았기에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입원 하고 있을 때도 성심당 오픈 시간을 기다려 케익과 빵을 사서 가기도 하고 거의 매일 - 입원 당시에는 퇴원할 때나 오라고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고 결국 믿음대로 됐다 - 이런 저런 심부름을 하느라 병원과 집을 오가야 했다.


주요 증상이었던 인후염으로부터는 해방되었지만 피로나 소화불량, 식욕 감퇴, 우울 등의 후유증이 있었기에 외출하는 것 자체가 이전보다 더 힘들었다.

예전에는 집에 돌아올 즈음에야 아, 힘들다 이랬다면 밖에 나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는 집에 혼자 있다보니 내가 혼자 집안일을 다 해야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설거지나 식사 준비 이런 거야 원래도 했던 거라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 거 말고는 원래도 혼자 잘 있었기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가 엄마가 퇴원하면서부터 예상치 못했던 역할들을 떠맡아야 했다.


*엄마의 호출로 다음에 이어서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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