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Hubris

자유보다 이재명이 중요하다는 당신에게

"저 새는 해로운 새다"

by Argo

1.

우리가 계엄에 반발한 이유가 무엇일까.

군부 독재 시절을 경험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인권이 제한되는, 국민의 기본권이 국가 권력에 의해 침해 받는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집단적 트라우마다.


2.

때문에 지금은 윤석렬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계엄 당시에는 반사적으로 반발했다.

계엄이 정당한가 아닌가를 떠나 계엄, 그리고 자유가 침해당하는 상황에 대한 공포와 분노가 실제적 경험에 의해 한국인의 내면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3.

그리고 지금 민주당과 이재명은 이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있다.

아니, 이제는 건드리다 못해 또 다른 트라우마를 안겨주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가짜 뉴스'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국민들의 카톡을 검열하겠노라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거기에 더해 서로를 감시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4.

내가 살고 있는 국가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

의석수를 믿고 날뛰고 있는 민주당은 헌법마저 무시하고 국민들을 자기 입맛대로 '교화'시키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민을 분열시켜 북한처럼 서로를 감시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

그들의 언행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 같은 자유가 없거나 심각하게 제한당하는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이라면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국민의 자유, 특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5.

원래도 민주당과 이재명을 혐오했지만, 작금에 이르러서는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민주당과 이재명은 무엇을 원하는가?"

"이들이 그리고 있는 미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어떤 것인가?"

그들에게서 나는 도무지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을 수 없다.


6.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겠다고 선언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7.

민주당과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나눈 사적인 대화를 누군가 읽고 그것을 분석하고 수집해도 좋은가?"

"당신이 연인과 나눈 은밀한 이야기가 제3자에게 노출되어도 상관없는가?"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을 가짜뉴스라며 처벌해도 괜찮은가?"

"당신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며 처벌받아도 괜찮은가?"


8.

민주당은 '가짜 뉴스에 한해서' 라고 말하지만, 기본권은 한번 침해당하면 그 다음은 아주 쉽다.

오늘은 카톡이었지만 내일은 이메일이, 그 다음날에는 통화 내용이 될지도 모른다.

더욱 큰 문제는 도대체 '누가' '무엇을' 가짜뉴스라고 정하는가다.


9.

마오쩌둥은 참새를 가리켜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며 박멸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그 어떤 과학적인 근거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추론이 없었다.

단지 참새가 곡식을 먹는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 한 사람의 독재자가 내린 지시만 있었을 뿐이다.

진정으로 참새가 해로운 새인지, 또한 박멸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그리고 그 독재자의 말에 모두가 맹목적으로 순종한 결과, 참새가 잡아먹던 모기, 파리, 메뚜기 등의 해충이 창궐하고 이것이 전염병과 농작물 초토화로 이어져 수천만의 사람이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고야 말았다.


10.

이재명과 민주당은 처음엔 자신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가짜 뉴스라고 지정할 것이다.

물론, 이재명을 지지하는 당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명백한 진실이 가짜 뉴스로 지정된다면, 그리하여 당신이 처벌받게 된다면, 그때도 상관이 없을까?


11.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 자유를 지키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다.

당신이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긍정해야 하는 건 아니다.


12.

히틀러와 나치를 지지했다가 이후 반대파가 되어 다하우 강제 수용소에 갇히기도 했던 마르틴 니묄러는 이런 시를 남겼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1955>


13.

만약 당신이 단지 민주당과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에 침묵한다면, 언젠가 당신에게 그들이 말할 것이다.

"당신은 가짜 뉴스다. 그러니 처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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