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Hubris

SomeMightSay

언제나 빛날 거라 생각했었어

by Argo

1.

최애는 언제까지고 최애가 될 수 있을까.


2.

불가능의 영역은 아니지만 마냥 그렇지도 않다.

나는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인간이 죽는 것처럼 모든 순간은 죽음을 맞이해 과거로 편입되고 그것은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

순간이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고로 최애의 변심은, 최애의 대상이 변하는 것은 무죄다.


4.

Oasis를 좋아한 지 15년이 조금 넘었다.

어쩌다 보니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하게 됐다.


5.

인생의 절반을 함께 했다는 것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말 그대로 ‘언제나’ 곁에 있었다는 뜻이다.


6.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매 순간 이들의 노래를 들었다는 건 아니다.

중간 중간 일시적인 ‘최애’의 대상은 늘 변했다.

Travis, Queen, Coldplay, Sia, 이매진 드래곤스, 아비치, 에미넴, 그린데이, 킨(Keane), 포스트 말론, 라디오 헤드, 렉스 오렌지 카운티… 이외 등등


7.

하지만 회귀 본능을 가진 연어처럼 나는 언제고 다시금 Oasis를 찾았다.

내게 최애란 언제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의 느낌이랄까.

잠깐 멀어질 수는 있어도 영원히 이별할 수 없는 존재.


8.

최애의 변심은 Oasis의 노래 속에서도 해당된다.

Wonderwall, Don't Look Back In Anger, Champagne Supernova, Cigarettes & Alcohol, Live Forever, Whatever -

이런 순으로 최애곡은 늘 변했고 이제는 Some Might Say가 최애곡이다.


9.

이 노래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Some might say that sunshine follows thunder
Go and tell it to the man who cannot shine


10.

빛날 수 없는 사람.

예전의 나는 스스로가 언제나 빛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떤가.

예전의 믿음과 확신은 과거형이 되버렸다.


11.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양극성 장애와 투쟁이 깃든 동행을 하면서 빛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실해지고 끝내는 그걸 받아들이게 됐다.

부단한 노력으로 발병 초기에 비해 확연히 나아진 모습, 특히 인지 능력을 비롯한 신체, 정신적인 기능에서의 회복은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만족할 수준인가, 더 나아가 ‘빛날 수 있는’ 조건인가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답하겠다.


12.

시간이 지날 수록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열등함’을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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