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으시다면 당연히 환경보호를 위한 소비를 하시겠죠?
1.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알리와 테무를 쓴 적이 없다.
2.
왜냐고?
일단 중국 기업이라서.
중국의 국가보안법은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협조해야 한다
는 의무를 강제한다.
즉, 중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당신의 모든 정보, 이를 테면 이름, 주소, 전화번호, 주민번호, 사용 내역, 소비 내역 및 패턴 등등 모든 것이 불시에 공산당 정부에게 넘어갈 수 있다.
표절, 산업 기술 탈취에 이어 개인 정보까지 중국 정부가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다.
3.
정보 보안 문제와 함께 내가 알리와 테무를 거부하는 이유는 그들이 환경 파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알리와 테무는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문제는 그 가격 유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환경 파괴 뿐만 아니라 제품 속에서도 막대한 유해물질이 들어가 있다.
당장 최근 알리, 테무의 초저가 장신구, 어린이 장난감 등에서 기준치의 수백배가 넘는 납, 카드뮴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된 적이 있다.
4.
또한 알리와 테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문제가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알리와 테무에게 기대하는 건 싼 가격이다.
특히 이들은 이전의 가성비 제품, 즉 저렴하지만 그래도 품질은 괜찮은 제품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뽑기처럼 싼 가격에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거기서 괜찮은 물건을 건지면 된다는 식이다.
그래도 적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뽑기에 실패한 물건들이 그대로 폐기물이 되어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는 거다.
중국에서 생산한 쓰레기 물건들이 한국의 매립장과 소각장에서 처리된다?
알리와 테무를 사용하면서 환경 보호를 말하는 사람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5.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공정 무역 같이 소비에도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소비가 단순히 무언가를 사서 쓰는 행위가 아닌,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 의견 표현의 수단으로 불매 행위가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래서 나는 기대한다.
자칭 '깨어있다'는 사람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깨어있는' 소비를 하기를.
일회용기를 쓰지 않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환경 보호를 위한 소비를 하기를.
그래서 위선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