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Hubris

만족스러움과 행복

행복한 순간의 다양성에 대하여

by Argo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몰입”이라고 했다. 시간을 잊고 다른 어떤 것도 방해하지 못한, 오로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한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과 그러한 상태가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정의 - 최근에 심리학계에서는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려고 시도 중이다 - 중에 비교적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정의가 “몰입”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하게 - 혹은 동의어 - 내가 잘 사용하는 단어는 “만족스러움”이다.


하루 중에 언제 가장 만족스러운가? 라는 질문은 하루 중에 언제 ‘몰입’했는가와 비슷하고 또 그런 경험이 많을수록 하루가 행복했고 자기 전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내게 만족스러운 순간은,

필사할 때, 그리고 그 필사를 끝낸 후

어떤 책을 집중해서 읽을 때, 그리고 다 읽고 그 여운을 음미할 때

운동할 때, 그리고 운동 후 샤워를 하며 느껴지는 약간의 피곤함을 만끽할 때

좋아하는 음악 - 클래식이든, 뭐든 - 을 들으면서 휴식할 때

여러 만들기 - 원석 팔찌 제작, 다이어리 제작, 플라워 등등 - 를 할 때와 마치고 나서 작품을 감상할 때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은

글을 쓸 때와 글을 쓰고 난 뒤에 담배를 피며 만족스러움을 느낄 때, 그 기분을 가진 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 대게 빌리 아일리쉬의 <come out and play> - 산책할 때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몰입한 순간과 만족스러움은 느끼는 순간이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몰입은 어떤 일에 집중하는, 일을 하는 순간이고 만족스러움은 그 일을 끝내고 난 뒤에 느끼는 감정과 편안함이다. 즉, 과정과 결과다.


휴식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스러움도 행복의 느낌을 주지만, 무엇보다 몰입을 하고 난 뒤에 찾아오는 만족스러움이 더욱 그 느낌이 크다.


방금 전에 2-3시간 동안 몰입해서 -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고 - 서평을 쓰고 난 뒤에 담배를 피고 노래를 들으며 산책을 했다. 행복하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마음에 차오르는 만족스러움에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뭔가 잠을 잘 잘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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