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봄비가 부지런히 내리더니 바삭했던 주변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이번 주에는 꼭 '꽃비'를 맞으러 가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워뒀는데,
무심한 봄비가 그것을 알리가 없다.
꽃잎이 바닥에 떨어져 출퇴근길이 핑크핑크하다.
비를 맞으면서도 벚나무는
조금이라도 더 꽃잎을 남기려
애써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짠해진다.
그래... 벚꽃을 보내 주어야 튤립도 만나고,
카네이션도 만나고, 장미꽃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테다.
아쉬운 마음에 내리는 비를 멍하니 보고 있자니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시간들이 느껴진다.
비에 젖은 벚꽃잎들이 줄지어 꽃길을 만들더니
그 꽃길 위로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알림톡을 확인하는 나의 눈은 점점 커져갔다.
우리 집 햄찌를 안아주듯이 양손으로 조심스레 휴대폰을 감싸 안았음에도,
내 손은 떨리고 내 심장은 너무 설레었다.
축하메시지를 한 자 한 자 확인하는 내내
나의 엉덩이와 다리는 위아래로 들썩거렸다.
48년 만에 신짱구를 이해하게 되다니...
하루 종일 문득문득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나를 잊고,
아이들의 엄마로만 한참을 살았다. '엄마'라는 이름 뒤에 '나'를 숨겼는지도 모른다.
그런 '나'를 치유하는 중이다.
치유복지사를 꿈꾸며 마음에 스며드는 글을 남기려 한다.
이제 "마들림"이라는 작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