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사람이 돼버렸다
뭔가 주고 싶었다.
마음이 깊어질수록 자꾸 선물이 하고 싶었다.
특별한 날도 아니고 이유도 없었지만 그냥 그랬다.
받는 사람이 기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마음을 바란 건 아니었다.
선물을 했다. 어디선가 스치듯 봤던 갖고 싶어 했던 물건이었다.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돌려주겠다고.
돌려받으면 버리겠다고, 나에게도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내 얼굴도 마주 하지 않은 채 내가 줬던 그대로 선물을 두고 갔다.
덩그러니 놓인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가지고 있을 자신이 없어 그 자리에 그냥 두고 돌아왔다. 그 사람이 받을 수 없었던 건 내 마음이었지만, 내가 원했던 건 그 사람 마음은 아니었다. 그 사람은 나를 사소한 무엇도 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생생하도록 잔인한 밤이었다.
뭔가 자꾸 주고 싶었던 나는 부담스러워할 그 사람 마음을 생각하지 않았고,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받을 수 없다는 그 사람은 아파할 내 마음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무언가를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