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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Oct 04. 2020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feat. 집단 이기주의는 이제 그만!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 집단들


얼마 전 국내의 코로나 확진자가 또다시 급격하게 늘었다. 정부는 결국 2.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지만 그 여파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 19 사태가 점점 길어지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촉발된 배경에는 비이성 집단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한몫을 했다는 것에 이견을 가진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도대체 그들은 왜 이런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자꾸만 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불법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와 같은 비이성 집단에 빠져드는 것일까?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고 하지만 사실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하이브 마인드란?


<패거리 심리학(원제 : 하이브 마인드)>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끊임없이 타인과 동조화하며 생각과 정서,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마치 하나의 생각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현상인 '하이브 마인드'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이브 마인드란 일종의 집단의식이나 집단 지식을 뜻한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성향은 인간이 내집단을 형성하고 서로 협력하며 생존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집단에만 매몰되어 진영논리, 마녀사냥, 가짜 뉴스, 양극화 등의 못된 패거리 문화로 인해 점점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촉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동체들을 온라인을 통해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사회 연결망이 확대되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 만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소셜미디어들의 알고리즘은 내가 주로 검색하고 접속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를 안내한다. 즉,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과 집단과 접촉할 확률이 높으며, 이로 인해 기존의 의견을 더욱더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고방식이 비슷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때 야기되는 문제가 '집단 극화'현상이다. 만약 집단 혹은 개인이 올바르지 못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가?


사이언톨로지에는 신입 회원에게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다. 먼저 모집자가 우호적으로 접근하면, 적대적인 반응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다음 단계는 그 잠재적 신입 회원을 가장 괴롭히는 삶의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다. 예컨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실망하거나, 진정한 사랑을 결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을 수 있다. 모집자의 역할은 그 문제를 찾아내서, 사이언톨로지가 그 정신적 상처를 해결하거나 치유해줄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 <패거리 심리학>, 192p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 같은 비이성 집단에 빠지는 것 역시 하이브 마인드와 관련이 있다. 비이성 단체들은 사람들의 취약성을 이용한다. 취약성의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는 사회적 지원 시스템에서 배제되었다는 소외감이다. 사회 연결망이 붕괴된 사람이 특히 위험하다. 자신의 이익을 반하는 정부 기관이나 집단의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한  글을 처음 읽거나, 관련된 모임에 처음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얻게 되고 그 주제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든다. 그렇게 조금씩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소속감과 사회적 인정, 점진적인 몰입, 기존 연결망의 가지치기, 사악한 악의 세력과 벌이는 서사적인 투쟁에 선택되었다는 자부심만 아니라, 개인적 아픔을 치유하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괴롭히는 의혹과 두려움과 깊디깊은 불안감을 덜어주는 절대적인 확신을 컬트가 제공하기 때문이다.

- <패거리 심리학>, 197p


특히 이러한 집단들의 경우에는 대체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가 있다. 그들은 좌절한 사람들의 영혼을 짓누르는 분노를 명확히 표현하며 정당화한다. 이러한 집단과 지도자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선물은 절대적인 확신, 즉 삶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며 괴롭히던 의문의 답을 마침내 알게 되었다는 확신의 산물이다. 이렇듯 사이비 종교는 삶의 의미와 연결 고리를 찾고,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인간의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다.






집단 이기주의는 이제 그만!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언제 또 비이성적인 집단들과 그 안에 리더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고수한다는 명분으로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 이기적인 집단과 개인은 그저 무책임할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올바른 집단 문화를 만들어 가는 '책임 있는 개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패거리 심리학>은 기술의 발달이 하이브 마인드에 미치는 현상을 분석하고 지적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하고 올바른 집단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과 해결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데에 있어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배운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 각자가 '책임 있는 개인'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친다.


공감하고 동조하려면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역지사지할 때 음모론에 휩쓸리지 않고,
포퓰리즘에 넘어가지 않고,
책임 있는 개인으로서 전체의 이익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옮긴이의 글, 10p





* 참고 : <패거리 심리학>, 세라 로즈 캐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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