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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 the 하트히터 Jan 20. 2022

나는 19kg을 감량했다

feat. 그래 잘났다! 니 똥 굵다!

- <비만 백서>, 175p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 역시도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게으르고, 먹는 것을 좋아하고, 움직이기보다는 퍼질러 있는 것을 좋아하는, 그래서 스스로를 뚱뚱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그런 사람들. 게다가 나는 식이요법 없이 운동(달리기)만으로 약 19kg의 체중을 감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살은 맘먹고 노력만 하면 뺄 수 있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처음으로 깨뜨려 준 계기가 있었다.


바로 '빌 설리번'의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이란 책을 읽었을 때다. 우리 인간을 유전학, 후성유전학, 미생물학, 심리학, 신경학 등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실제 현실에서 우리 자신이 우리답게 행동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최신 과학 자료를 근거로 말해주는 책이다(쉽게 얘기하자면 답게 만드는 것은 단순히 내가 잘 나서가 아닌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말 재미있고 유용한 책이니 꼭 읽어보기를!).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이 포괄적인 개념으로써의 우리 자신을 탐구하는 책이었다면, <비만 백서>는 제목 그대로 비만에 대해 포커스를 집중한 책이다. 이 책은 살을 잘 뺄 수 있는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 유행하는 온갖 다이어트 마케팅들의 '거짓'을 낱낱이 파헤치고 비만을 바라보는 사회의 잘못된 시각을 지적하는 동시에, 살을 빼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우며 비만인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물론 그렇다고 비만인 사람들에게 잘못이 없다거나 비만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비만인 사람들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당연히 있고, 여전히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편견 재고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타인과 나를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세상을 더 넓게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하는 통찰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서두에 얘기한 '게으르고, 먹는 것을 좋아하고, 움직이기보다는 퍼질러 있는 것을 좋아하는' 특징은 '나' 혹은 '날씬한 누군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19kg의 체중 감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나의 노력도 작용했지만 그보다 더 큰 행운이 나에게 작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유전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미생물이든, 그 무엇이든!).


사람마다 맥락은 모두 다르다(정말 다르다!). 천편일률적인 공식 같은 것이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함부로 누군가를 판단해서는 안 되고 나 스스로도 늘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전보다 조금은 더 넓어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 참고 : <비만 백서>, 앤서니 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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