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과 주장이 있다. 그것이 근거에 의한 것이든 뇌피셜이든 자신은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정보 수집의 출처가 다르고, 받아들이는 정도(해석)도 다르며, 상황도 다르다. 그런데도 자신이 옳다는 견해만은 누구도 다르지 않다.
지금껏 일과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해오면서 깨닫고 행하는 나만의 두 가지 원칙이 있다.첫째, 개가 짖는다고 같이 짖지 않는다.인신공격이나 감정만 내세워 말하는 사람하고는 굳이 대화를 하지 않는다.둘째, 소 귀에 경 읽지 않는다.목적 자체가 그저 이겨먹으려고 억지를 부리거나 의도적으로 귀를 막고 고집부리는 사람과도 대화하지 않는다.언뜻 굉장히 오만방자해 보이는 과격한 문장 같지만, 무엇보다 이 두 가지 원칙들은 나 스스로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이다.나 역시 상대방에게 개와 소가 돼서는 안 된다.이것이 정말 중요하다.
<어른의 문답법>은 대화가 '개싸움'이 되지 않고 지적 토론의 장이 되게 하는 36가지 대화의 기술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그중 개인적으로는 '진정성 있는 경청'과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기'가 전체를 아우르는 기본 바탕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자체가 '새로운 정보의 출처'이다(그 후 취사선택은 내 몫이다).그리고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우리는 생각보다 많이 틀린다)은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이 두 가지가 배움이라는 측면에서 나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 두 가지를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애초에 이것들이 쉬웠다면 과연 대화에 갈등이란 것이 존재했을까? 하지만 어려울수록 가치는 크다고 생각한다.무엇보다 대화는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화가 나락으로 떨어져 갈 때는 애초에 '대화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때로는 옳음보다 친절이 필요할 때도 있다.생각과 견해가 다르다고 관계를 옳고 그름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책을 읽고서 내가 얼마나 배워야 할 것이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이 한 권의 책이'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