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 동안 어림잡아도 약 1000번 정도의 프레젠테이션(브리핑)은 해 본 듯하다. 적게는 1~2명의 고객에서부터 많게는 약 200여 명의 청중까지(물론 브리핑을 썩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나 보다. 그걸로 부를 축적하지는 못했으니..ㅋ).보통 제품이나 서비스 브리핑은 기본틀이 정해져 있었다. 때문에 반복 숙달만 하면 누구나 정보 전달을 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브리핑이라는 것은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고객을 설득하고 계약까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매번 브리핑을 잘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날은 강단에 서서 무대를 씹어 먹는 날도 있었다(그야말로 청중을 움직였다). 같은 주제의 브리핑을 해도 어떤 날은 좋았고 어떤 날은 흡족하지 못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그 중심에는 바로 '스토리'가 있었다. 그것도 '나'의 스토리 말이다. 나의 스토리가 청중의 스토리가 되었고, 청중의 스토리가 나의 스토리가 되는 순간에는 더 이상 그 어떤 말도 필요가 없었다.
-<스토리의 과학>, 235p
<스토리의 과학>은 스토리가 비즈니스와 마케팅, 영업에서의 강력한 기술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값진 순간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방법이라고 얘기한다.이 부분이 특히 와닿았다. 현대 시대가 개인 브랜드의 시대라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스토리는 우리의 삶 자체를 풍성하게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몇번이고 반복하며 나누는 순간들은 죄다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다루는 '팔리는 스토리의 공식'은 저자가 수년 동안 연구하고 검증한 공식들로 꽤나 설득력 있고 당장이라도 활용할 수 있다(물론 맥락에 맞게 적용하고 결과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배움은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도 '스토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모두 스토리가 있다.스토리는 우리 자신이다. 세상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아직 '내 이야기'만 나오지 않은 셈이다. 그 이야기가 비즈니스를 위해서든, 마케팅을 위해서든, 풍성한 내 삶을 위해서든 효과적으로 찾고 선택하고 나누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바로 <스토리의 과학>이다.
-<스토리의 과학>, 298p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삶의 스토리들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다만 그 스토리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는 오로지 내 몫이다. 나는 여전히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것을 꿈꾼다. 그럴 때 정말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스토리 또한 듣고 싶다. 그렇게 서로의 스토리가 얽혀서 또 어떤 멋진 스토리가 만들어질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