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Science' by Joy Hakim 1
몇 년 전 워싱턴 디씨에 소재하는 우주 항공 박물관 지하 기념품 매장에서, 과학의 역사를 그 시대 사회 문화 정치 배경과 함께 재미있게 엮은 이 책을 발견하고 한눈에 반해 구매했었어요. 다만 막상 집에 데려오고 보니, 두껍고 무거운 녀석에게 쉽게 손이 가지 않아, 읽기를 하루하루 미룬 것이 몇 년이 되어가고 있던 중이었지요.
며칠 전, 아들과 함께 읽던 쌩떽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끝내고, 오늘은 50분을 운전해서 한국 마트와 한국 식당이 있는 동네로 가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시켜놓고 한 권의 중요한 책을 '뗀' 기념 파티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금방 오신 분이라면 '맛이 영 아닌데...' 하실 수도 있지만, 한국을 떠나온 지 20년이 넘었고, 짜장면 짬뽕 먹어본 지 1년이 넘은 제 입맛에는, 꿀맛 꿀맛 이런 꿀맛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그릇을 쓰지 않고 모든 것을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주셔서 뭔가 중화요릿집에 온 기분이 살짝 떨어지는 느낌은 있었으나, 저와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너무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국 마트에 들러, 떡과 빵, 과자, 라면, 만두도 잔뜩 사 와서, 오늘은 하루 종일 배가 꺼질 새가 없네요.
집에 와서, 아들과 저는 이제 어떤 새로운 책을 읽을까 고민을 시작했어요. 새 책을 한 권 구매할까 '아마존'을 열어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도 했지만, 딱히 마음에 오는 책이 없던 중, 문득 조이 하킴의 '과학 이야기', 이 책이 생각이 나서 책을 가져와, 첫 장을 펼쳐 아들에게 보여주었어요.
아무래도 청소년 이상 수준의 독자를 겨냥하고 쓴 책이라, 줄창 만화책만 읽어왔던 10살 아이 입장에서는 글자도 많고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이번에는 책을 읽어주는 방식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냥 책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었다면, 이번엔 제가 한 문장을 먼저 눈으로 읽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 이야기하는 방식을 시도해 보았어요. 아이는 마치 조부모가 들려주는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야기에 빠져들었어요.
옛날엔 지구에 숲이 아주 우거졌단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는데, 곰과 늑대와 여우가 우글우글한 숲에 갔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그때의 사람들은 아이들이 감히 혼자 숲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게, 숲에 아이들을 잡아먹는 마녀가 나오는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나,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먹는 '빨간 모자' 이야기 같은 것을 많이 만들어 들려주었단다. 그만큼 숲 속에서 사고가 많이 났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전해진 것일 수도 있겠지.
그러다가 농기구며, 농기구를 끄는 동물을 이용하는 농사짓는 기술이 발달하고, 나무 베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긴 밭이 필요해졌고, 숲을 없애기 시작했어. 대대로 숲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숲이 없어지는 것도 좋고, 땅이 늘어나는 것도 좋아, 처음엔 너무나 기뻐 모두 신나서 열심히 숲을 없앴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숲에서 사냥해서 잡아오는 고기를 못 먹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단백질 부족으로 사람들의 영양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맞게 돼. 그리고 유럽에는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1337년부터 시작된 영국과 프랑스 간의 전쟁이 100 년 이상 계속되게 돼. 그런 전쟁 상황이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어.
그리고, 이때 15세기 중반 유럽 사회에 수많은 발명품과 예술 작품, 그리고 기술, 건축, 도시계획 관련 아이디어를 선사한, 이탈리아 사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존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어요. 아들은 이미 동화책, 위인전으로 다빈치에 관한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 접한 바 있어, 큰 관심을 보였고, 그의 발명품 및 그가 남긴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했어요. 평소 과학, 수학, 엔지니어링, 그림, 음악,..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녀석이어서, 다빈치가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해부학자, 도시 계획가였으며 이 외에, 천문학, 지리학, 식물학, 음악 및 각종 기술에 능했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이쯤에서, 이 책에 나온 새로운 단어 하나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많은 분야에 박학다식하고 재능이 많은 사람을 폴리매스 (Polymath)라고 한단다.
겨우 책 한 페이지를 읽었을 뿐인데, 뭔가 한 시간은 책을 읽어준 느낌. 아들과 저는 내일 계속 이어가기로 하고 책을 덮었습니다.
유럽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접목시켜 들려주고 싶어서 머릿속을 뒤져보니, 한때 역사를 공부했던 심히 빛바랜 -거의 폭탄 맞은 수준으로- 흔적과, 재밌게 봤던 사극 스토리 몇 장면 말곤 머리에 든 게 없네요. 공부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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