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Science' by Joy Hakim 2
오늘은 아들이 아침에 똑똑 노크를 했습니다. 엄마와 빨리 만나고 싶어서라고 했어요. 저는 아이들의 꿀 같은 아침잠을 방해할까 봐, 일찍 깼지만 방 밖으로 나가지 않고 침대에 누워 소설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아들은 일어나서 이것저것 제 할 일을 하며 한참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엄마가 깼는지 문을 두드렸다고 합니다.
아들과 아침을 먹고, 우리는 어제 읽다 만 다음 페이지부터 이어 읽기 시작했어요. 다음 페이지에는 유럽의 숲이 얼마나 무서운 느낌을 주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어요.
유럽의 숲은 보기에 음산하고 무서울 뿐 아니라, 밤에 들려오는 동물 소리들도 매우 무서웠대.(There was plenty of noise in the forest at night: hooting owls, howling wolves, screaming pumas. They were mostly unearthly frightening noises.)
15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숲을 없애고 농토와 마을로 바꾸어 갔던 움직임은, 몇 세기 후 미국에서 일어난 서부 개척 운동과 비슷한 맥락이었다고 해. 다루기 힘든 야생의 땅을 길들여 낸 유럽 개척자 농부들은, 18-19세기 미국의 개척자들처럼 영웅 취급받는 분위기였대. (The opening of Europe's forests to farming and settlement in the Middle Ages is sometimes compared to the opening of the American West many centuries later. The pioneer farmer was seen as the heroic tamer of a stubborn wilderness.)
경작할 농토가 넓어진다는 의미는 더 많은 식재료를 의미하는 것이니까 그걸 이룬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으로 칭송받는 건 당연한 이치였겠지. (Providing more farmland meant more food for more people.)
이쯤에서 우리는 새로운 단어를 하나 찾아보아야 했어요.
*deforestation: 삼림 벌채. 숲을 깨끗이 없애는 행위 the action of clearing a wide area of trees.
문제는, 이 deforestation, 삼림 벌채가 좋은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거였어. 숲이 바다처럼 위험하긴 해도, 많은 생활 자원을 주는 보고였다는 것을 잊어버린 거지. 사람들은 더 이상, 조리와 난방을 위한 땔감 나무, 집이나 가구를 만들 목재를 구하기 힘들게 되었어. 도처에 널려있던 무료 자원들이 이젠 돈을 내도 구하기 힘든 귀한 물품이 된 거지. (The permanent destruction of forests and open woodlands. It created a shortage of firewood for cooking and heating and of wood for building.)
이건 그때 유럽의 문제만은 아니야. 지금 현재도 숲은 계속 없어지고 있고, 이미 아시아와 유럽은 심하게 숲이 없어진 상태고, 남미에 있는 그 유명한 레인 포레스트도 현재 삼림 벌채가 일어나고 있는 속도로라면 80년 안에 다 없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 (Today, tropical rain forests are being destroyed at a rate that has some experts prediction there will be almost mone left by 2100.)
숲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인간의 삶에 너무나 중요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공기 정화 시스템 역할이야. 숲이 없어지면, 맑은 공기도 없어지는 거야. 그리고 숲이 없어지는 일은 지구의 날씨도 변화시킬 거야. 그리고 숲이 없어진다는 건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의 서식지도 없어지는 일이야. 또한 땅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나무들이 없어지면, 물과 흙이 만날 때 수렁을 만들게 되고,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땅이 많아진다는 의미도 돼. 그러니까 숲을 없애면 그만큼 땅이 늘어나는 줄 알지만, 결국은 쓸모없는 땅이 더 생겨나기 때문에 진짜 땅이 넓어진 게 아닐 수 있는 거지.
저는 200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아프리카 케냐의 생물학자, Wangari Maathai 씨의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숲을 없애는 건 강을 마르게 하고, 비 오는 패턴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것은 농사 작황을 부진하게 하여 식량 생산량을 낮추고, 가축들을 먹이고 키울 목초지가 감소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숲이나, 물, 땅, 미네랄, 오일 같은 자원들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우리는 가난을 이길 수 없게 되고, 가난을 이길 수 없는 땅에 평화란 없습니다. (Deforestation causes rivers to dry up and rainfall patterns to shift, which, in turn, result in much lower crop yields and less land for grazing... Unless we properly manage resources like forests, water, land, minerals and oil, we will not win the fight-againt proverty. And there will not be peace.)
아이와 오늘 분량의 책을 다 읽고 나서, 저 혼자 상념에 젖어듭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미국 땅, 이곳의 숲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미 동부 땅에서 20년 이상을 살면서 삼림 벌채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정을 줄곧 목격해왔습니다. 인간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땅을 필요로 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 더 확장하고 싶고, 불리고 늘려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싶고,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싶고, 가능한 땅이든 돈이든 많이 소유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인 듯합니다.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이 이 북미 땅을 차지하기 전, 이 곳에 살았던 원주민들, 토박이 미국인들 - 백인들이 인디언이라고 불렀던 - 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숲을 없애고 정착지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공존했던 사람들, 자연의 힘을 믿고, 자연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사람들, 자연을 소유하려 들지 않았던 그들... 그들에게서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들의 언어를, 그들의 목소리를, 그들의 정신을 잃어버려서도 잊어버려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 달, 공기, 숲, 비, 바다, 강,... 신은 자연을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공평히 나누어 주었지만, 사람들이 선을 긋고 돈을 주고받고 땅따먹기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은 결코 평화롭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았습니다. 땅을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쟁과 침략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너무나 많은 억울한 피 흘림과 학대와 살인이 있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일제 압제의 시간을 살아 내었기에, 지들만의 제국을 건설하는데 혈안이 된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에게 땅을 뺏기고 인력과 자원을 강탈당하는 쪽의 입장을 그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일본에게 당했지만, 대부분의 다른 대륙 다른 나라 사람들은 유럽 강국에게 당했습니다. 힘없는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지금도 자원을 강탈 당하고, 전쟁과 침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누군가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많은 땅과 재산을 누리고, 누군가는 부자들에게 노동력과 건강을 팔아가며 대대손손 아무리 애써도 지친 내 몸 하나 누일 땅 한 평, 집 한 칸도 편하게 얻기 힘든 삶을 겨우 이어갑니다. 자연 자원이 사라져 버린 도시에서 내 땅이 없는 사람들은, 거대 기업들이 생산하는 영양가 없는 음식들과, 물건들을 소비해주며 가난, 질병과 피 터지게 싸우며 살아갑니다... 땅을 뺏고 차지했던 사람들의 자본은 계속 불어나고, 땅을 빼앗기고 학대당했던 사람들은 갈수록 더욱 빼앗기는 양극화 현상은 점점 심해지기만 할 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이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인류 스스로가 자처한 불공평한 세상. 인간의 욕심이 만든 자업자득이라 어찌할 수가 없는 건가요?
더 이상은 당하지 않고, 내 것을 지켜 낼 수 있는, 혹은 영리하게 남의 것도 때론 뺏어 먹을 수 있는, 영악한 인간이 되는 것이 이 세상을 잘 살아내는 답일까요?
저는 할 수 있다면, 태초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리셋' 버튼을 눌러 버리고 싶지만 , 인간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똑같은 끔찍한 일들이 반복될 뿐이겠지요. 인간의 욕심을 이기고, 자연이 주는 무한한 자원을 지혜롭게 평화롭게 함께 누리며 공존하는 삶을 꿈꾸며, 오늘도 작은 한 걸음을 디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