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이 의미 없는 쳇바퀴처럼 느껴지나요?

'데이브 램지'의 커리어 조언: 20년 후의 목적지를 찾으라

by 하트온

오늘은 월요일이라, '데이브 램지 쇼'*를 들었습니다. -


*'데이브 램지 쇼'는 미국에서 유명한 재정 전문가, '데이브 램지'와 그의 팀 멤버들이 함께 진행하는 라디오 쇼입니다. 노후 재정과 경제에 대해 좀 배워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난여름부터 일주일에 한 개는 들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f6ZGuV5a3M


오늘 사연 신청자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 호세라는 대학생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른 채, Junior college (2년제 대학)에 가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고 해요. 딱히 꽂히는 분야가 없어, 이런저런 수업을 전전하며 전공을 정하지 못하다가, '역사' 수업이 그나마 좀 맞는 것 같아, (큰 확신은 없었으나) 결국 전공을 역사로 정하고 2년제 대학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집 근처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해서 역사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막상 대학에 들어가 역사 전공을 하노라니, 하루에 읽어야 할 것은 산더미인데, 읽고 나서 아무것도 기억에 남는 게 없을 정도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느낌.


시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맞나. 혹시 내가 다른 길로 가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지금 내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차라리 이 시간에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을 사서 그것들을 읽는 편이 낫지 않나.


하는 말을 하며 현재 혼란스럽고 난감한 심정을 있는 대로 토로합니다.


데이브 램지는 청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해요.


그가 현재 몇 살인지? -->만 21세
대학 졸업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 3학기 (1년 반)


그리고 데이브는 그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목적지'를 모르면 신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예들을 덧붙였습니다.

만약 해변가로 간다고 정한다거나, 스키 여행, 혹은 낚시를 가기로 정한다면 우리는 그 계획에 대해 신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다. 하지만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그건 신날 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상황인 거다. 너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목적이 없고, 방향이 없으므로 신날 일도 열정을 쏟아부을 기회도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너의 상황은 지금 그냥 목적도 없고 의미도 없이 남들 다 달리니까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달리는, rat on a wheel (쳇바퀴 달리는 쥐)이다. 하지만 쳇바퀴를 당장 그만두고 경로를 바꾸기 전에, 너는 지금 무엇을 할지부터 분명히 정해야 한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 하고 구체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생기면, 그다음 밟아야 할 수순은 저절로 정해지는 법이다. 가령 '상업용 부동산 에이전트'가 되겠다고 하면, 지금까지 수업 들었던 것에서 챙길 수 있는 크레딧을 다 챙겨서 전공을 바꾸면 될 테고, 만약 '역사 교사나 교수', 혹은 역사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 되겠다고 하면 대학원을 가거나 필요한 수순을 밟으면 된다. 어떤 길을 택해도 괜찮은 커리어가 될 수 있으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길을 잘 다지며 힘 있게 나아가야 하는데, 너는 지금 그런 에너지를 낼 수가 없다. 왜냐면 목표, 목적지를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찾기 위해, 데이브 램지는 호세 청년에게 주말에 조용한 곳으로 휴가를 떠날 것을 제안합니다. 대단한 유흥 시설 필요 없고, 그저 노트 한 권 들고 조용히 해변가나 숲 속을 거닐며 사색할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해요. 거기서 20년 후, 네가 40대가 될 때 무엇이 되어 있기를 원하는지, 어디에 있고 싶은지를 가만히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런 성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저 바쁘게만 살아가기 때문에,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 자신을 그럴듯하게 연출해 줄 멋진 옷을 사는 쇼핑에 시간을 더 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다 어느 순간 문득 고개를 들어 보면, 자신이 '쳇바퀴 위의 쥐'가 되어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조용할 때 모든 것이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법이다. 조용한 곳에서 신과 1대 1로 만나 이야기하라.

그 조용한 시간에 머릿속에 무엇이 떠오르건, 그 길은 모두 잘 닦아 가기만 하면 괜찮은 커리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재무설계사이든, 용접공이든, 조각가든 다 좋은 커리어가 될 수 있으니, 내 인생의 목표를 찾고 마음을 정하면 된다고 합니다.


목표를 찾아낸 후에는, 이미 그 일을 커리어로 일군 사람들을 찾아가서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치라고 합니다. 그 자리까지 가는데 필요했던 모든 것들에 관한 정보와 지혜를 얻고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는 호세 청년을 위해 마지막으로 강조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네가 필요한 것은 목적지 (destination), 의도성(intentionality)이다. 물론 가는 길이 험난할 수 있고, 더러운 꼴을 만날 때고 있고, 힘든 과정을 거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목적이 있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그 길을 과감히 마주할 것이고 버텨낼 것이다. 그것이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밟는 수순이며, 그것이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비결이다.




젊은 청년에게 해 주는 커리어 상담 이야기였지만, 저에게도 중요한 조언이 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이야기를 듣고 제 마음에 남아 울리는 생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20년 후를 바라보고 나의 목적지를 더 정확히 다지자. (조용한 곳에서 조용한 시간에 20년 후 일기를 한 번 써 볼 생각입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나타나는 모든 힘든 여정은 '의도성'을 갖고 기꺼이 견디자.(하고 싶은 건 많으면서도, 힘든 과정은 피하겠다는 태도는 아니었는지 되돌아봅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신과 대화하며 내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느끼는 조용한 시간 가지기를 소홀히 하지 말자. (방향 없고 무의미한 쳇바퀴 위에서 목적 없이 바쁜 삶이 되지 않도록 주의)




20년 후에 내가 바라는 것


기본적으로 심신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이 꼭 필요합니다. 그 기본이 깨지면 사람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운동하고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내 마음을 부지런히 챙기고 돌아보고, 생계를 위해 하는 일들을 열심히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또 바라는 것은, 가족 구성원과의 중요한 관계입니다. 미국이라는 환경. 타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힘든 시스템 하에서는 가족 관계가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하루 종일, 밤새 여는 도서관 같은 것도 없고, 밤늦게까지 일하기를 바라는 직장도 없고. 굳이 만나야 할 계기가 없는 한 직장 동료나 지인과는 관계가 소원해지기 쉬운 이 곳에서는 좋으나 싫으나 가족과 붙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20년 후엔 자녀들도 모두 결혼해서 자기 살림하고 자기 자녀들 낳아 키우느라 바쁠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이 되면 저는 남편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겠죠. 또한 저는 아이들이 부담 없이 그리운 마음만으로 종종 들러 엄마와 차 한잔 하는 시간 같은 걸 가지고 싶어 하기를 바랄 거예요. 그런 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아이들과 오손도손 차 마시고 자유롭게 즐겁게 이야기하는 따뜻하고 자유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남편과도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울 수 있을 만한 공유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만들어 가야 할 테고요.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재미는 늘려가야 합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상대가 좋아하는 것들, 상대방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배우고 함께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만들기를 함께 해 보자고 마음먹습니다. 이번 겨울엔 '플리파 클립'을 아이들에게서 제대로 배워보려고 합니다. 절대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이 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남편이 재밌다고 즐겨보는 '법정물', '정치물' 드라마들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런 탄탄한 내 삶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 가고 싶은 또 다른 목적 하나는, 끊임없이 '글쓰기'를 하고, '문우들'과 '독자'들과 '글 교류'를 활발히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카카오톡'이라는 브랜드가 사라지고, '브런치'라는 플랫폼 또한 없어질지 몰라요. 세상은 계속 변하기 마련이고, 영원한 건 없으니까요. 세상이 어찌 변해도 타격받지 않고 꾸준히 이어나갈 든든한 '나의 글 세계'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건강하고 안정된 삶이 지지하는 자유를 힘입어, 꾸준한 '글쓰기'가 이어지기를, 더 적극적이고 활발한 '글 교류'가 있기를, 내 글, 내 생각, 내 경험을 전하는 일이 점점 더 의미 있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쓰고 교류하는 일이, 내가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에도, 그리고 나아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에게 인생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충족감으로 다가오는 일, 너무 하고 싶어서 매일 아침 눈을 번쩍 뜨게 되는 일, '나를 창조한 신의 칭찬'으로 마무리되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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