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한테 돈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
돈 벌고 쓰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오늘도 그 분을 만났습니다. 바로 지혜로운 오빠, 우리 데이브 램지 오빠입니다. 제가 아무나 오빠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저는 오빠가 없고, 저희 집안 전체에서 제가 거의 첫 아기였으므로, 자라면서 '오빠'라는 단어를 써 본 적이 없어, 차라리 '선배'나 '형'이라는 호칭을 쓸 지언정, 저에게 오빠라는 말을 들어 본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데이브 램지를 오빠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자신의 소명이라 믿는 일을 열정적으로 뛰어주고 계시고,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만나며 저의 멘토가 되어주시니, 오빠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저에게 오빠란 신뢰와 존경심을 주는 지혜로운 사람인 듯합니다.
오늘의 사연
사연 제목은 I gave my parents $60,000 cash, now I want it back! (부모님한테 6만불 현금을 드렸는데, 다시 되돌려 받고 싶어요!)입니다. 오늘 사연 신청자는 시카고에 사는 앨번이라는 24살 미혼 남자 입니다. 그는 돈을 꽤 잘 버는 청년인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105,000 (한화 1억 이상) 캐쉬를 모았는데, 부모가 투자용집을 마련하는데 다운페이가 필요하다고 $60,000(6천만원 정도)을 빌려달라 했다고 합니다.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결정이 옳은 것이겠거니, 좋은 기회를 놓치시면 안되겠거니 생각하고 빌려주었다고 합니다. 아들이니 웬만하면 부모님 입장에서 상황을 보고 부모가 옳은 판단을 하는 거라고 믿고 싶었을 것 같아요. 돈 빌려 주면, 부모님집 지하실에 살게 해 주겠다 하고, 나중에 재산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그런 조건으로 유혹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앨번은 부모님집 지하실에 살고 있는 상황이 싫습니다. 이제 부모님 집을 떠나, 내 집 마련을 하고, 자기 인생 살고 싶은데, 부모님 빌려드리고 남은 현금은 $40,000(4천 만원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부모님이 아들 돈을 빌려 투자용으로 산 집은 리모델링 중인듯 합니다.
앨번은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이미 집 사는 데 돈을 써버려서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부모라서 더욱 죄책감이 많이 들어 돈을 돌려달라는 말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청년은 데이브 램지에게 자신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부탁합니다.
데이브 램지의 첫 마디는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였어요. 24살 아들에게 집 사서 독립하는데 돈을 보태주진 못할 망정, 어떻게 부모가 자식의 돈을 요구할 수 있는지, 그 부모의 행동이 너무나 잘못된 거라서 속이 뒤집힐 정도라는 뜻이었습니다. 아들이 이런 곤란하고 괴로운 기분을 느낄 상황으로 몰아 넣은 부모가 너무나 잘못한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 해 보기 위해, 가능한 친절한 말투로 부모님께 이렇게 말해 보라고 합니다.
내 돈을 빌려 드리는 게 실수였다고 생각됩니다. 내 마음이 원하지 않는 데도 고작 24살이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이랬다 저랬다 마음을 바꾸는 걸 양해해 주세요. 정말 미안하지만 돈은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집 리모델링이 끝나면 바로 팔아서 제 돈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를 끈질기게 설득하든, 아들한테 돈을 뜯어간 부모의 수치심을 자극하든, 부모가 봄에 집을 팔 마음을 먹도록, 최선을 다해 돈을 받아내려고 노력해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부모님 집에서 나가 아파트 - 미국에선 가장 싼 월세집 개념- 렌트를 시작하고 자기 자신의 삶, 어른으로서의 독립된 삶을 살기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돈을 받든 못받든, 언젠가는 원하는 집을 살 수 있게 계속 돈을 모으며 열심히 살아가라고 조언합니다.
만약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6만불짜리 인생 레슨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며. 부모가 아들의 마음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수정하고 바꿀 줄 아는 인성의 사람들이기를 바란다는 말로 상담을 마무리 합니다.
부모가 자식이 모은 돈을 요구하는 일은 옳지 않다는 말을 듣는 일이 어찌 이리 통쾌할까요. 확실히 진리는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것으로 그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극하는 죄책감에 눌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확실히 분별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나 이 청년 뿐 아니라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분별을 못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오늘 확실히 깨달은 바는,
옳지 않은 일을 하는 부모가 세상에는 한국 사람, 미국 사람 할 것 없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당해본 입장이라 화가 치밀기도 하더라구요. 다행히 남편도 저도 고액 레슨 덕분에 경계선을 세울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이 청년도 6만불의 레슨비를 지불한 뒤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신을 잘 지키는 단단한 사람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