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성격 검사에 대한 고찰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믿지 않지만 나름 쓸만한 정보가 있다

by 하트온

이공계에 오래 몸담았던 입장에서, 교육학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읽었던 논문들은 '과학적 자료'로 간주하기가 사실 좀 그랬다. 수백 편의 논문을 읽어보고 나름 내린 결론은,


사람을 대상으로 - 설문조사 방식으로- 하는 실험은 수많은 문제가 있다.


충분한 실험군 확보가 힘들다. (실험이 일어나는 곳이 대학교 실험실인 경우가 많아, 실험 대상이 특정 대학가 주변에 사는 사람들로 제한되는 경향이 있다. 그 실험이 일어나는 곳, 그 나라의 특이한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는 것일 수도 있어서, 실험 결과를 똑같이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성별, 다른 연령의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 미지수)
수많은 변수들이 있고, 과학적 측정을 위한 변수 조절과 통제가 너무 힘들다. (실험은 모든 것을 똑같이 하고, 단 하나의 변수만을 바꾸어 가며 그 결과 차이를 보아야, 하나의 변수로 인한 영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변수가 - 문화, 가정환경, 형제관계, 연령, 성별, 경제상황, 건강상태, 감정상태... 같은 - 너무 많다. 아니, 사람이라는 존재가 하나의 변수만 다르고 다른 것을 다 똑같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가설'이 아니라 '소설'이다.)
시간을 두고 샘플의 변화를 충분히 관찰하는 실험을 하기가 힘들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사실 인생 전체를 놓고 그 변화 추이까지 봐야 조금이라도 더 의미 있는 실험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험자 존속 기간/실험 비용의 한계로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실험군 스스로가 실험 조작 능력이 있다: 실험 대상자가 어떤 심리적 욕구를 가기고 어떤 태도, 어떤 감정 상태로 설문에 임했는지를 알 수가 없기에, 모든 설문 조사 결과가 같은 수준으로 신뢰할 만한 자료인지 아닌지를 측정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심리학적 실험 결과나, 연구자료를 대할 때, '과학적 측정 자료'로서 가치를 두기보다, 그것을 만든 사람의 사회 문화, 인간 심리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에 가치를 두는 편이다. '동의보감'이나 '토정비결'같은 기록들의 가치처럼 말이다. 100% 모든 상황, 모든 사람에 맞는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상당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예민한 감각으로 느낀 것을 성실히 기록한 꽤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MBTI 성격 검사*' 또한 그런 의미다.

*MBTI 성격 검사: 1920년대 소개된 칼 융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1940년대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에 의해 정리된 성격 검사. 이 검사의 바탕이 된 주된 기초 연구는 1940년과 1950년 사이에 이루어졌으나, 현재까지도 추가적인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심리 타입과 그 적용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 심리 검사가 최초 발표된 1962년부터 매년 전 세계 몇 백만의 사람이 MBTI 성격 검사를 하고 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Test: The theory of psychological type was introduced in the 1920s by Carl G. Jung. The MBTI tool was developed in the 1940s by Isabel Briggs Myers and the original research was done in the 1940s and '50s. This research is ongoing, providing users with updated and new information about psychological type and its applications. Millions of people worldwide have taken the Indicator each year since its first publication in 1962. https://www.myersbriggs.org/my-mbti-personality-type/mbti-basics/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는 믿을 수 없지만, 사람의 다양한 심리를 예민하게 느끼는 '통찰력'을 가진 심리학자가 만들었다고 판단되며, 오랜 시간 정보가 누적되고 수정해온 나름 알찬 정보가 담겨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성격 검사 결과는 INFJ*였다.

나의 INFJ*중 가장 약한 부분은 'I'와 'J'. 거의 'E'와 'I', 'J'와 'P'가 반반이었다. 한국에 계속 살았더라면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충동적인 똘끼가 유지되었을 것이므로 ENFP였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라는 주변과 소통하기 힘든 특이한 환경, 꼼꼼하고 매사 계획이 철두철미한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나를 INFJ로 살짝 더 몰아가지 않았을까.
Screen Shot 2020-12-04 at 9.00.44 PM.png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hjeon&logNo=220387458316


신기하게도, 성격에 대한 묘사가 뭔가 익숙하고 어느 정도 맞다는 느낌.


1. 타인이 잘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강점 -창의력, 상상력, 예민함-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세우고 잘되게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성격이라는 말에 나는 무척 동의한다. 나는 정말 내 주변의 사람들이 잘되고, 일어서는 것을 많이 많이 즐기는 편이다. 속마음이 정말 그럴까 하고 가장 의심받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나로 인해 그 사람이 잘되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큰 기쁨과 삶의 의미를 느낀다. 사람들에게 상담사가 되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People with this personality type may feel called to use their strengths – including creativity, imagination, and sensitivity – to uplift others and spread compassion. Advocates may see helping others as their purpose in life. This can make them excellent counselors and advisors.


2. 약자가 당하는 모습을 참지 못한다: 어떤 자리에 가도 가장 약자라고 생각되는 사람 곁에 자리 잡고 그 사람이 잘 대접받는지를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편이다. 모든 사람들이 몰아세우는 사람, 함부로 대하는 사람, 그 사람 곁에 함께 있어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성향이 '여왕벌'을 내편으로 만들지 못할 경우 크게 부딪치는 상황을 낳기도 한다. 조용한 성격임에도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Advocates may see helping others as their purpose in life. They are troubled by injustice, and they typically care more about altruism than personal gain. As a result, Advocates tend to step in when they see someone facing unfairness or hardship.


3. 사회 문제를 고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어릴 때 꿈이 '혁명가'였다. 잘못된 사회의 모습들을 고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큰 편이다. Many people with this personality type also aspire to fix society’s deeper problems, in the hope that unfairness and hardship can become things of the past.Nothing lights up Advocates like creating a solution that changes people’s lives.


4. 조용한 편이지만, 따뜻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편이다. 감정에 솔직한 태도와 통찰력은 주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Advocates may be reserved, but they communicate in a way that is warm and sensitive. This emotional honesty and insight can make a powerful impression on the people around them.


5. 해보고 싶은 것,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게 많아서 직업을 고르기가 힘들다: 정말 그랬다. 고등학교 때 받았던 적성검사에서 거의 모든 것에 점수가 높게 나와서 선생님이 상담해주기 힘들어하셨다. 해보고 싶은 거, 잘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게 너무 많았다. In fact, many Advocates have trouble deciding which job is best for them because they’re able to imagine so many possibilities. These personalities may see 10 wildly different paths forward, each with its own set of rewards. This can be exciting but also stress-inducing, because picking just one means letting go of so many others.


6.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느낌, 사람들과 유대한다는 느낌이 드는 일에서 의미를 느낀다: 그 느낌을 찾아서 커리어 체인지를 감행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학생들을 돕는 일, 자녀를 돕는 일에서 큰 의미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도우면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항상 찾아다닌다. 그런 상황에서 인생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Advocates want to find meaning in their work and to know that they are helping and connecting with people. Advocates crave opportunities to learn and grow alongside the people they are helping. When this happens, Advocates may finally feel as if they are fulfilling their life’s mission, contributing to the well-being of humanity on a personal level.


7. 아트와 글쓰기를 좋아하며 동시에 성장과 변화, 인생의 사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Many Advocates are also strong communicators. This explains why they are often drawn to careers in writing, authoring many popular books, blogs, stories, and screenplays. Music, photography, design, and art can all be viable options as well, allowing Advocates to focus on deeper themes of personal growth and purpose.


8. 통찰력이 뛰어난 편.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중심을 꿰뚫어 보는 성향: 신문방송, 광고학을 공부한 동생의 말에 따르면 "누나는 광고가 가장 통하지 않는, 광고주 입장에서 가장 뚫기 힘든 인간 유형임". Advocates typically strive to move past appearances and get to the heart of things. This can give them an almost uncanny ability to understand people’s true motivations, feelings, and needs.


9. 소신, 신념이 강한 편: 늘 당당하고 소신이 강하니 뭔가 든든한 뒷배가 있나 하는 오해를 많이 받곤 한다. People with the Advocate personality type tend to have deeply held beliefs, and their conviction often shines through when they speak or write about subjects that matter to them. Advocates can be compelling and inspiring communicators, with their idealism persuading even the hardest of skeptics.


diplomats_Advocate_INFJ_introduction.svg 사진출처 :https://www.16personalities.com/infj-careers


상당히 내 성격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성격 검사 결과를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성격이 이 결과에 고정적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의 무엇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뇌가 가변적인 것인 만큼, 사람의 심리와 성격 또한 가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충분히 변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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