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Ch.7
화상 사고
챕터 7에서 타라에게 루크라는 오빠가 한 명 더 있다는 걸 알았다. 17세의 루크가 타라의 넷째 오빠고, 리처드는 다섯째 오빠인 듯하다.
10살 타라의 여름은 무척이나 뜨겁고 건조했다 (The sun blazed across the sky each afternoon scorching the mountain with its arid, desiccating heat.). 먹고살아야 하니, 아버지와 루크는 땡볕 아래서도 열심히 폐자재 수집 일을 했는데, 그들이 일을 하는 장소는 집에서 1/4 마일(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폐차 압착을 할 사람이 며칠 후 오기로 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폐차 압착 작업을 하기 전에 필수 과정인 가솔린 탱크를 비우는 일을 한창 하고 있었다.
역시 시간이 젤 중요한 아버지는 빠른 일처리를 위한 방법을 고안했고, 하루 만에 30-40대의 차 탱크를 비웠다. 루크는 차에서 나오는 기름을 모아 옮기기를 반복해야 했다. 그러다가 한 번, 기름통과 함께 넘어지는 바람에 그의 바지에 기름이 스며들었다. 여름 태양 덕분에 그의 바지는 금세 말라 괜찮아진 듯했으므로 그는 마저 할 일을 다 하고 가솔린에 쩐 바지를 입은 채 점심도 먹었다. 그리고 그는 잊어버렸다.
오후에 아버지와 함께 일하러 다시 산 위로 갔고, 기계 자르는 토치에 불을 붙이고 준비하는데, 순간 그의 바지에 불이 붙었다. 루크는 불이 붙은 바지를 벗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허리띠 대신 농업용 끈을 꽁꽁 묶어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게 고정시킨 탓이었다 (He had hitched up his trousers with a yard of bailing twine, which is smooth and slippery, and needs a horseman's knot to stay in place.)
어머니는 다른 볼 일이 있어 나가시고, 타라는 설거지를 하고 있던 중에, 심하게 화상 입은 오빠가 괴성을 지르며 집 앞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오빠는 거의 정신이 나갔고, 그녀는 오빠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안절부절못한다. 차가운 무엇으로 오빠 다리의 열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넓은 쓰레기통을 가져와 오빠의 다리를 쓰레기봉투에 싸서 찬물에 담그게 하고, 덜덜 떠는 오빠에게 담요를 가져와 두르게 하고, 뜨거운 여름 열기에 자꾸 따뜻해지는 물을 식히기 위해 집에 있는 얼음으로 모자라 냉동 야채까지 다 가져와 물을 식히며 열 살 소녀의 생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
엄마와 아빠가 한참 후에 집에 오셨고, 엄마가 보니 아들의 다리는 피부가 너무 손상되어 다시 피부가 재생될 수 있을까 싶은 심각한 상태다.
아버지는 왜 화상 입은 아들과 같이 집에 오지 않았을까
분명 화상을 입을 때 아빠가 계셨고, 아들 다리에 붙은 불을 끈 사람도 아버지일 것인데 왜 화상 입은 아들을 혼자 집에 보냈는지 타라는 자라면서 그때의 상황이 의아하다. 그래서 루크와, 그 날 집에 함께 있었던 리처드에게 연락해 물어보았다고 한다. 각자의 기억이 조금씩 달랐지만, 종합해 보면, 그날 아버지는 맨손으로 아들의 다리에 붙은 불을 껐고, 아들이 의식을 잃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으니, 차에 시동을 켜서 아들이 직접 운전해 집까지 가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산에 남아 아들이 불붙은 바지를 입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바람에 바짝 마른풀에 옮겨 붙은 불을 온몸으로 끄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고 타라는 짐작한다. 그 불길을 내버려 두면 온 산이 타고, 그러면 농사를 다 망치고, 집까지 불이 옮겨 붙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산불로 번지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아버지의 눈에, 루크의 통증, 루크의 부상은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의 마음에는 '하나님이 공급하실 것이고, 하나님이 아들을 살리셨다'라는 생각만이 있었을 것이다.
화상 치료
그들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루크를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진통제도 없이 루크는 며칠 밤을 지옥 같은 통증에 시달려야 했고, 타라와 어머니가 번갈아 가며 잠도 못 자고 아파서 숨 넘어가는 루크의 곁을 지켜야 했다. 마을 사람들에게 루크가 화상 입었다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교회 사람들에겐 루크가 지금 아파서 못 나온다고만 말해야 했다.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이 루크가 화상 입고 병원도 안 간 걸 알면 아동학대로 신고할지 모르고, 그러면 정부 사람들이 애들을 다 데려갈 수도 있고, 루크를 병원으로 데려가 거기서 죽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밀로 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시킨다. 루크의 다리에 새 살이 돋아 나고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29세의 타라는 그 날들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며, 아버지의 선택들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치고 화상 입고, 심한 교통사고 후에도 집에서 낫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모습들이 독자 입장에서도 이렇게 읽어내기가 힘든데, 그 생생한 상황들을 두 눈 뜨고 목격하고, 그 지난한 시간들을 견뎌야 했던 어린 타라는 그 충격과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내가 '완전한 아버지의 장례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써야 했던 같은 마음으로, 그녀는 아버지를 더 이상은 원망하지 않고 마음에서 떠나보내기 위해, 때론 꿈같고 착각같은 과거의 기억들을 다 쏟아 정확히 이성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보다 산불을 걱정한 아버지, 아들 치료보다 정부에서 알게 되는 것을 걱정한 아버지, 모든 결정에 두려움이 앞서는 아버지. 두려움에 장악당한 마음이 자식들에게 어떤 고통을 겪게 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야기 앞에서, 내 마음에 혹시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를, 그래서 내 눈을 가리고 있을지 모를 두려움을 돌아보게 된다. 인생에서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피해야 할 크게 위험한 한 가지 감정이 '두려움'임을 깨닫는다. 두려움에 장악당한 마음은 아무리 성경을 읽고 공부해도 지혜가 자리 잡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