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12. 위험한 남자의 사랑

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12

by 하트온

챕터 12. 멍청한 생선 눈깔 (Fish Eyes)


막내 여동생 (Little Sister)


첫째 오빠 토니가 대출을 받아 긴 운송 트럭을 샀다. 하지만 빚을 갚으려면 트럭을 계속 움직여야 했고, 말 그대로 토니는 길 위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아내가 많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침대에 누워 쉬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 주 정도 아픈 아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자, 그는 동생인 숀에게 1-2주 정도 트럭 운전을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 숀은 장거리 운전을 매우 싫어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타라가 함께 간다면 운전을 해 주겠다는 조건을 붙였고, 타라는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기꺼이 따라가겠다고 동의했다.


함께 다니면서 재미있는 말장난도 하고, 오빠가 호신술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오빠와 여동생의 여행은 즐겁기도 했지만, 타라는 숀과 함께 있으면서, 숀이 조금씩 트럭 운전 규칙을 어기고, 마음에 안 드는 운전자를 괴롭히기도 하는 위험한 면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타라만큼은 숀에게 Little Sister, 귀여운 막내 여동생이었고, 숀은 타라를 잘 챙겼다.



그녀의 눈은 생선 눈깔 같아


여행을 마치고 아이다호에 돌아와서, 타라는 다른 뮤지컬 공연을 위해 오디션을 보아야 했는데, 놀랍게도 오빠 숀도 오디션을 보았다.

The Worm Creek Opera House announced a new play: Carousel. Shawn drove me to the audition, then surprised me by auditioning himself.

오디션장에는 타라에게 말을 걸곤 하는 찰스도 있었는데, 그는 새디라는 여자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새디라는 여자 아이는 숀을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첫 연습시간에 그녀는 숀에게로 다가와 그의 옆에 앉아 그의 팔에 제 손을 얹곤 웃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넘기기도 했다. 타라의 눈에 그녀는 매우 예뻤고 매력적이었다. 나중에 숀 오빠에게 새디 괜찮지 않냐고 물었지만, 숀은 별로라고 했다. 눈이 '생선 눈깔'이라 싫다고 했다. 아름답지만 멍청해 보인다는 의미였다.

At the firrst rehearsal Sadie came and sat next to Shawn, laying her hand on his arm, laughing and tossing her hair. She was very pretty, with soft, full lips and large dark eyes, but when I asked Shawn if he liked her, he said he didn't. "She's got fish eyes, " he said. "They're dead stupid, fish. They're beautiful, but their heads're as empty as a tire."


하지만 숀은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았고, 새디는 심지어 타라의 집 산골 마을까지 숀을 찾아오곤 했다. 그녀는 숀을 위해 밀크셰이크나 쿠키, 케이크를 들고 왔다. 숀은 새디에게 친절하지 않았지만, 새디가 가져오는 음식은 넙죽넙죽 잘 받아먹었다. 그는 새디에게 결코 친절하게 신사답게 대하지 않았지만, 새디는 숀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워하려고, 그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예쁘게 웃어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다음 연습 시간에 숀이 극장에 갔을 때, 찰스가 새디에게 극에 대해 뭔가를 질문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숀은 둘이 말을 섞는 자체가 못마땅해서 새디에게 무척 차갑게 굴어 결국 새디를 울렸다. 숀은 새디의 행동에 따라 온도를 다르게 대하며 새디를 조종하고 장악해 나갔다. 또한 새디에게 이랬다 저랬다 모욕감이 들 정도의 요구들을 하며 함부로 심부름을 시키고 못되게 굴었다. 새디는 숀이 냉랭한 벽을 거두고 웃으며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서 그의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다 들어주었다. 숀은 그녀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는 승리감과, 새디의 관심과 호감을 즐길 뿐, 그녀에 대한 적개심을 거두지 않았고 그것은 새디에게 잔인한 모욕이 되어 돌아가곤 했다.

Shawn asked her to cross the street and buy him a Snickers ta the dime store. She seemed pleased that he would ask and hurried out the door, but when she returned a few minutes later and gave him the bar, he said, "What is this shit? I asked for a Milky Way."
"You didn't, " she said. " You said Snickers."
"I want a Milky Way."
Sadie left again and fetched the Milky Way. She handed it to him with a nervous laugh, and Shawn said, "Where's my Snickers? What, you forgot again?"
"You didn;t want it!" she said, her eyes shining like glass. "I gave it to Charles!"
"Go get it."
"I'll buy you another."
"No, " Shawn said, his eyes cold. His baby teeth, which usually gave him an impish, playful apprearance, now made him seem unpredictable, volatile. "I want that one. Get it, or don't come back."
A tear slid down Sadie's cheek, smearing her mascara. She paused for a moment to wipe it away and pull up her smile. Then she walked over to Charles and, laughing as if it were nothing, asked if she could have the Snickers. He reached into his pocket and pulled it out, then watched her walk back to Shawn. Sadie placed the Snickers in his palm like a peace offering and waited, staring at the carpet. Shawn pulled her onto his lap and ate the bar in three bites. "You have lovely eye, " he said. "Just like a fish."

숀은 종종 새디의 학교 근처로 가서 새디를 지켜보곤 했다. 새디가 다른 남학생 - 찰스 - 과 이야기하는 걸 보기라도 하는 날엔, 새디의 전화도 받지 않고 얼음벽을 쳤다. 숀에게 매달리는 입장인 새디는 결국 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쩔쩔매며 사과를 하고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절대 말도 안 하겠다고 약속까지 해야 했다. 숀이 그녀의 친구들도 싫다고 하자 그녀는 친구들까지 끊어냈다. 숀은 새디의 연락을 다시 받아주고 집에도 오게 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의 충성과 복종을 잔인할 정도로 시험했다.


이 모든 걸 타라는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는 오빠의 행동이 너무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위험한 남자가 말 안 듣는 여동생을 다루는 방법


어느 날 숀이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밤늦게 집에 들어왔을 때, 다른 식구들은 모두 잠자리에 들고, 타라만 깨어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던 중이었다. 숀이 그녀의 옆에 앉으며, 물 한 잔 만 갖다 달라했다. 오빠가 새디에게 하는 모욕적인 심부름을 다 지켜보아 온 타라는 뭔가 마음에 쌓여 있었던 듯 한 마디를 했다.


오빠 네가 해. 손이 없냐 발이 없냐? (You break your leg?)



그러자 숀은 물을 갖다 주지 않으면 내일 극장에 데려다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타라는 결국 물을 가지러 갔다. 하지만 물을 떠서 오다가 숀의 얼굴에 어린 미소 - 누군가를 마침내 조종하는 만족감이 어린 - 를 보자, 성질이 나서 물을 오빠의 머리 위에 부어 버렸다. 그녀는 도망가려 했지만 오빠가 더 빨랐다. 숀이 사과하라고 소리쳤지만, 타라는 싫다고 했다.


화가 난 숀이 타라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로 끌고 갔다. 거기서 그는 타라의 머리를 화장실 변기통 안에 딱 물에 얼굴이 닿기 직전까지 처박아 넣었다. 계속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타라는 사과하기 싫었다. 1분여를 그렇게 있다가 타라의 머리를 놓아 일어나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숀은 전에 함께 여행하며 그녀에게 가르쳐 주려했던 호신술 동작으로 그녀의 팔목을 등 뒤로 꺾어 그녀의 몸을 제압하였다. 타라는 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과했다. 숀은 그제야 타라를 놓아주고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타라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혐오한다. 자신을 지키지 못한 나약한 자신. 이렇게 괴로워하는 자신. 오빠가 자신을 아프게 했다는 사실에,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그녀는 이건 단지 팔 아파서 우는 것이라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고 스스로를 확신시켰다.

He dropped my wrist and I fell to the floor. I could hear his steps moving down the hall. I stood and quietly locked the bathroom door, then I stared into the mirror at the girl clutching her wrist. Her eyes were glassy and drops slid down her cheeks. I hated her for her weakness, for having a heart to break. That he could hurt her, that anyone could hurt her like that, was inexcusable. I'm only crying from the pain, I told myself. From the pain in my wrist. Not from anything else.





숀의 무지막지한 조종 욕구, 어린아이 같은 관심 욕구, 그리고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하는 난폭하고 잔인한 복수심을 본다.


그래도 지금까지 자신에게만큼은 다정했었던 오빠, 나름 의지했던 오빠가 저에게 이렇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오빠가 거칠고 잔인하고 악랄하게 대하는 타인의 자리로 밀려난 것에 대해 그녀는 얼마나 슬펐을까.


그녀가 믿고 싶은 아버지가 그렇게나 어리석고 무모한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만도 평생의 숙제인데, 그녀에게 다정했던 오빠마저 그렇게 위험하고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라는 것, 아버지 오빠 두 사람 모두가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라가 저렇게 상처 받는 순간에도 나와서 말리는 사람 하나 없는 집. 아들의 난폭한 인성에 그 어머니는 눈을 감아 버린 듯하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는 집, 나를 지켜주는 사람 하나 없는 집이라는 가혹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타라가 너무 가여워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숀을 보면서 나는 내 첫사랑이었던 남자아이를 떠올렸다. 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서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였는데, 어머니 혼자 나가서 막일을 해서 유지하는 살림이라 가난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었고 그들은 어느 허름한 동네 단칸방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그를 고2 때 처음에 봤을 때, 어린아이처럼 순수해 보이는 어떤 표정에 끌렸었다. 계속 그 아이가 생각나는 것을 어찌할 수 없어, 나는 그와 연락이 닿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편지를 보냈다.


그는 나름대로 소식통을 동원해 나에 대해 알아보았다. 나는 언제나 반장을 맡는 모범생이라는 것, 뉴스를 보지 않아 아버지 사업이 망한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여전히 부잣집 딸로 소문이 나 있던 것이 그의 귀에 들어갔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나에게 마음을 열었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좋아하는 마음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소극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혈기에 내 상황의 간절함이 더해져 자꾸 그 아이가 생각이 나는 걸 참기가 힘들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식구들 몰래 - 그때는 스마트폰은커녕 핸드폰도 삐삐도 없었으므로- 그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해야 겨우 약속이 잡히곤 했다.


하지만 약속을 해도, 그는 약속 시간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나를 길거리에 세워두기 일쑤였다. 추운 겨울에 밖에서 4시간씩 서서 기다리곤 했었다. 나는 그를 기다리는 일 - 희망을 가졌다가 실망하는 일-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빨리 내 마음이 식기를, 그래서 그를 좋아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게 되기를 무척이나 바랬다.


그는 나를 믿기가 어렵지만 신뢰를 가져 보겠다는 이상한 말을 써서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자신이 실은 죽을병에 걸려있다는 말을 하거나, 자기는 싸움이나 하고 돌아다니는 전교 꼴찌에 깡패 같은 놈이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였다. 어느 날은 자기 같은 놈 잊고 공부나 하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내 앞에 나타날 때, 그는 많은 친구들을 거느리고 나타나곤 했는데, 마치 그 모습이 '이 여자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거 맞지. 너희도 봤으니 이제 믿겠지.' 하고 친구들에게 증명하고 자랑하는 듯했다.


나는 그 아이를 좋아하는 내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많이 울었었다. 나는 그 아이가 함께 대학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리노트 만든 것과, 도움이 될 것같은 학습서 같은 것을 그에게 건네주기도 했는데, 그는 무시당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는 대학을 가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밥을 먹지 않고 밤을 지새울지언정 공부를 등한시 한 적 없던 나는 대학엘 갔고, 나는 바쁜 대학 생활 속에서 그를 잊어 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때부터 내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매달리는 방식은 대화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술을 먹고 찾아와 길바닥에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울거나, 내가 학교 가고 없는 시간에 우리 집에 자꾸 전화를 하거나, 학교 앞에 찾아와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을 통해 나를 불러내 그 동창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에게 화풀이를 하고 가는 그런 식이었다. 그는 나에게 원망을 했다. 진짜 자길 좋아했으면 대학을 가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자길 위해 다 포기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게다가 남자들이 득실득실한 공대 같은 덴 가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 눈물만 났다.


어느 주말 그가 우리 집으로 전화했을 때, 마침 내가 받았다. 그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가 다른 도시로 떠나게 되었는 데, 내가 어느 날 몇 시까지 기차역으로 나오면 자신이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나가지 않았다. 그 날 그 시간 나는 평소에 먹어 본 적도 없는 소주를 마시고 울면서 토하고 또 토했을 뿐이었다.


나는 그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그가 괴롭히는 대로 다 휘둘리면서도, 본능적으로 그가 나를 정말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얻고, 나를 조종하고 괴롭힐 수 있는 힘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후에도 그에 대한 마음이 남아 힘들었음에도, 그를 내 인생에서 끊어내기를 선택했었던 것 같다. 내가 그를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생각하며 힘들었던 건, 아버지로 인해 고통받는 상황에서 그를 생각하며 감정적인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아무리 보고 싶고 마음이 두근거려도, 그 사람과 함께 하는 미래가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다. 나의 사랑도, 그의 마음도 믿을 만한 무엇이 아니라는 불안정한 느낌이 들었다.


숀 오빠가 타라에게 아버지로 인한 결핍을 채워주는 존재였던 것처럼, 내 첫사랑이 그렇게 아버지로 인해 황폐해진 내 마음에 따스한 위로를 불러오는 존재였던 것이다. 문제는 내 첫사랑 남학생은 숀 오빠와 비슷한 데가 많았던 관심과 힘의 확인이 필요한 철없고 어리석은 사람이었고, 나에게 따스한 위로를 불러오던 첫사랑은 실제의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 내가 키워낸 환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실제의 그를 끊어낼지언정, 내 머릿속의 첫사랑은 잊지 못하고 오래 힘들어했다. 실제의 그와 내 머릿속의 환상을 분리시키지 못해 오랫동안 혼란스러워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배움의 발견 11. 믿을 수 있는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