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ed: A Memoir by Tara Westover 13
챕터 13. 교회에서 침묵해야 하는 존재 - 여자 (Silence in the Churches)
다시 종말의 기운이...
2001년 9월, 뉴욕의 트윈 타워가 무너졌다. 타라는 트윈 타워라는 것의 존재에 대해 이때 처음 들어보았다고 한다.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들은 후 3일 뒤, 언니 오드리가 결혼했다. 언니의 남편은 벤자민이라는 농사짓는 집 아들이었다.
언니의 결혼식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날 아버지는 기도하면서 계시를 받았다. "성지에 대한 최종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 아들들이 전쟁에 나갈 것이며. 그들 중 일부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The wedding was solemn. Dad had prayed and received a revelation: "There will be a confilict, final struggle for the Holy Land, " he'd said. "My sons will be sent to war. Some of them will not come home."
타라는 지난번 화장실 일 이후 숀을 피하고 있었다. 숀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타라에게 사과를 했었다. 타라는 말로는 이미 용서했다고 했었지만 사실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오드리 언니의 결혼식장에서 아버지의 기도를 듣고 검은 양복을 입고 서 있는 오빠들을 보자 이들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밀려왔고, 타라는 숀을 마음으로 용서했다. 세상 종말 앞에서 용서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타라와 가족들은 그해 가을 내내 끔찍한 전쟁과 세상 종말의 순간이 마침내 올 것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다호엔 아무런 변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아빠는 늘 깨어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겨울로 접어들었을 때쯤엔 타라의 관심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Dad said we would stay vigilant, but by winter my attention had shifted back to the trifling dramas of my own life.
타라의 나이 15세
타라는 만 15세 소녀가 겪는 모든 신체 변화가 찾아왔다. 사춘기가 온 것이다. 흥분되면서 동시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I was fifteen and I felt it, felt the race I was running with time. My body was changing, bloating, swelling, stretching, bulging. I wished it would stop, but it seemed my body was no longer mine. It belinged to itself now, and cared not at all how I felt about these strange alterations, about whether I wanted to stop being a child, and become something else. That something else thrilled and frightened me.
어느 일요일 오후, 타라는 어머니를 도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신발을 내던지듯 벗으며 집에 들어와 불평을 늘어놓았다. 교회에서 본 여자의 치마가 너무 짧았다는 것이 그가 분개하는 이유였다. 어머니는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면서 아버지의 말에 맞장구치며 동조했다. 아버지는 헐렁한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가 몸을 숙이자 속이 다 보이더라는 이야기도 했다. 그 모습을 상상하며 타라는 혼란에 빠졌다. 헐렁한 블라우스를 입으면 몸을 숙일 때 다 보일 위험이 있어 단정치 못하고, 몸에 딱 붙는 걸 입으면 속은 안 보이겠지만, 몸에 붙는 옷을 입는 자체가 단정치 못한 것으로 인식될 것이었다. 몸에 딱 붙는 옷은 의로운 여인이 입을 옷이 아니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도대체 어느 정도가 가장 적당하게 단정한 품이란 말인가. 아마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수백 번도 더 타라 앞에서 했었겠지만, 타라는 그 날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고 한다. 자신이 그런 의롭지 못한 여인이 될까 봐 타라는 두려웠다. 세상 여자들처럼 걷지도, 몸을 숙이지도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고, 정확히 어떻게 단정하게 몸을 구부리는 지를 배운 적이 없으므로 자신의 행동이 단정하게 보이지 않을 거라는 자기혐오에 빠져 들었다.
This speech would stay with me in a way that a hundred of its precursors had not. I would remember the words very often in the years that followed, and the more I considered them, the more I worried that I might be growing into the wrong sort of woman. Sometimes I could scarcely move through a room, I was so preoccupied with not walking or bending or couching like them. But no one had ever taught me the modest way to bend over, so I knew I was probably doing it the bad way.
너도 그렇고 그런 여자야
숀과 타라는 여전히 읍내 극장으로 같이 공연 연습을 다녔다. 숀은 타라가 찰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너도 그런 종류의 여자라며, 세상 여자들과 다를 게 없다며 그녀를 꾸짖었다. 숀은 타라에게 막내 여동생이라는 다정한 이름 대신, 생선 눈깔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타라가 처음으로 립글로스를 발랐던 날, 숀 오빠는 그녀를 매춘부라고 불렀다.
숀은 결국 새디를 차 버리고 에린이라는 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를 만나기 시작했다. 타라는 숀이 새디를 차 버린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숀이 그동안 이상했던 건 새디 때문이었으며 이제 새디와 헤어졌으니 모든 것이 더 좋아지겠지 싶었다. 숀은 에린에게는 새디에게 하던 것처럼 그런 잔혹한 행동은 하지 않았고, 정말 한동안은 좋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찰스가 새디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새디가 그에 응했다는 걸 알았던 그날, 숀은 입에 게거품을 물고 화를 냈다. 타라를 태우고 2시간 동안이나 찰스의 자동차를 찾아다니며 그놈의 얼굴을 갈아엎어 버릴 거라고 저주하고 욕했다. 그와 타라 사이에 권총이 놓여 있었고, 그는 내내 총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He drove around town for two hours, searching for Charles's Jeep, cursing and wearing that when he found that bastard he was"gonna give him a new face." I sat in the passenger seat of his truck listening to the engine rev as it guzzed diesel, watching the yellow lines disappear beneath the hood. I thought of my brother as he had been, as I remembered him, as I wanted to remember him. I thought of Albuquerque and Los Angeles, and of the miles of lost interstate in between. A pistol lay on the seat between us, and when he wasn't shifting gears, Shawn picked it up and caressed it, sometimes spinnin it over his index like a guslinger before layingit back on the seat, where light from passing cars glinted off the steel barrel.
죽이려는 오빠, 살리려는 오빠
타라는 누군가 머리를 수천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이른 새벽이었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숀이 그녀의 목을 조르며 흔들어 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타라를 향해 소리쳤다
"매춘부! 창녀!"
어머니가 옆에서 울부짖으며 오빠를 말리고 있었다. "그만해, 너 애 죽이겠다. 그만해!"
숀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복도로 질질 끌고 갔다. 타라가 울기 시작했다. 오빠는 타라가 식구들 앞에서는 경건한 척 정숙한 척 하지만, 밖에서는 창녀 매춘부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는 그녀가 집에서는 착한 척하며 어머니를 속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어머니가 타라에게 엄마 차를 타고 자리를 피하라고 했지만, 숀이 어머니의 차키를 움켜쥐고, 타라가 자신이 창녀라는 걸 인정할 때까진 아무 데도 못 간다고 억지를 부렸다. 지난번처럼 그녀의 팔을 뒤로 꺾어 그녀를 제압하고 고문했다. 그러고 있던 그 순간,
"무슨 일이야?"
타일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10살 때 대학 간다고 집을 나가서 한 번도 집에 온 적이 없던 타일러 오빠였다. 숀이 하던 짓을 멈추었다. 타일러가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재차 묻는 화난 목소리에서 타라는 타일러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숀이 타라의 옷차림과 읍내에 나가서 하는 행동들에 대해 웅얼거리자, 타일러는 알고 싶지 않다며 숀의 말을 끊고, 타라에게 자신의 차 키를 주며 여길 벗어나라고 했다.
하루 종일 몸을 피했던 타라가 그날 밤 집에 돌아왔을 때, 숀은 없었고, 어머니는 아침의 일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타라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침대로 가서 누워 있는데, 누가 문을 따고 들어왔다. 숀이었다. 타라에게 진주 목걸이를 선물로 주며 말했다. 네가 가는 길이 훤히 보인다며, 그 길은 옳지 않다며. 이대로 두면 다른 세상 여자들처럼 속물처럼 될 거라며.
타라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북받치는 걸 느꼈다. 동시에 숀 오빠가 지혜로운 사람같이 느껴졌다. 세상 여자들에 대해 잘 아는 사람같이 보였다. 타라는 숀에게 자신이 그런 세상 여자처럼 되지 않게 잘 지켜달로고 부탁했다. 그러자 오빠가 대답했다.
"알았어. 생선 눈깔. 내가 지켜줄게."
집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
타일러가 타라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집 떠날 생각 해 본 적 있어?"
타라가 집 떠나 갈 데가 어딨냐고 묻자. 타일러는 '학교'라고 대답했다.
"떠날 때가 되었어, 타라. 여기 더 오래 있을수록 떠나기 더 힘들어져. 여긴 너한테 최악의 장소야."
타일러 오빠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타라는 마치 그가 소리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빠는 대학에 가라고 했다. 타라는 코웃음을 쳤지만, 오빠는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ACT 시험만 쳐두라고 조언했다. 세상으로 나가라고, 아버지를 떠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일 거라고 말했다.
타라는 다음 날 철물점에 가서 자신의 방에 달 자물 열쇠를 샀다. 타라가 못을 박는 작업을 하려는데 숀이 왔다. 타라가 문이 자꾸 저절로 열려서 이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둘러댔다. 숀이 타라가 사 온 못을 보고 잘못 샀다며 창고를 뒤져 강철못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내내 즐거운 표정으로 자물쇠를 달아 주었다.
가족을 떠나 도망가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동생도 그런 선택을 해야 했었다.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은 되돌아 갈 길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처한 자리에서 버텨내야만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언제나 돌아가 기대고 비빌 수 있는 언덕을 가진 사람들, 언제나 쉬러 오라고 용돈을 쥐어주며 자식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베풀어 주는 따뜻한 아버지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큰 결핍감을 느낀다.
타일러 오빠가 타라에게 떠나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물론 그게 최선이겠지만, 떠나서도 결코 마음 편치 않을, 새로운 곳에서 큰 결핍감과 혼란을 느낄 타라, 돌아갈 곳이 없어 지쳐도 스스로 견뎌내야 할 타라를 생각하며 나는 벌써 마음이 아프다.
숀은 타라의 아버지가 만들어 낸 괴물이다. 타라의 아버지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자기 기준에 옳게 행동하지 않는 여자들을 볼 때 아버지는 뒤에서 불평하는 정도라면, 숀은 잔인하게 공격하고 욕을 한다. 단정치 못한 여자를 혐오하는 마음에 폭력성이 더 얹어져 있다. 그가 하는 행동 패턴 - 때리고 사과하고 선물하고 네가 문제라며 가스라이팅하고.. - 은 전형적인 가정폭력범들의 행동 패턴이다. 사람을 장악하고 군림할 때 희열을 느끼는 그들은 온갖 방법으로 상대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혐오하도록 몰아간다.
하지만, 타라가 방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도와주는 걸 보면, 스스로 분노 조절이 안되고, 그런 자신을 혐오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여동생이 자물쇠를 채워 자신을 보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숀 오빠도 어리석은 아버지가 만드는 위험한 환경에서 이상한 세계관을 주입당하며 제대로 훈육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잔혹한 폭력성을 스스로도 어쩔 줄 몰라 제정신으로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힘들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타일러 또한 어릴 때, 아버지와 형 때문에 많이 다치고 학대 당하고 아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먼저 겪었기에, 타라가 무엇을 겪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아마도 동생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박차고 떠난 고향집으로 돌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집 잃고 가족 잃은 자신에게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대학 공부의 혜택을 동생 타라도 누리고 학대를 피해 살아가기를 바라는 따뜻한 오빠의 마음이 느껴진다.
학대를 피해 도망가야 하는 삶이 새삼 슬픈 밤이다. 타라가 행복해지는 걸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