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봄소풍

2021 뉴놈 시대 봄 나들이

by 하트온

차마 미련을 버리지 못한 탓인지

거세게 틀어쥐고 좀처럼 놓아줄 기색이 없던 겨울님이

드디어 마음을 접고 떠나신 듯하다


그가 떠난 자리에

후광 가득한 봄의 여신이 우아하게 천천히 등장하시는가 싶더니

이내 부지런히 다니시며 메마른 나뭇가지마다 뜨끈한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더라


마침내 살아난 것들이

꽃을 피워내겠다며

열정의 봉우리를 한껏 부풀리더라


우리는 너무 뜨끈한 아랫목 같은 봄기운을 피해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함께 강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강은 보석처럼 반짝이고

바람은 우리 엄마 숨결처럼 포근하고

대자연은 환하게 웃으며 기뻐하더라


집에서 싸온 점심을 각자 조용히 먹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서야

우리는 웃고 떠들었지


현재로 충만했던 순간은

어떤 혐오도 두려움도 끼어들지 못해

어린아이 같은 기쁨이 가득 넘쳤어


일 년치 밀린 수다를

봄 개울가에 번지는 미나리처럼 쏟아내며

가슴이 시원해졌었지


무엇이 덤비건 맞서 이겨버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곧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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