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욕망을 탐험하는 재벌 스토리, 드라마 <마인>

넷플릭스 드라마 <마인> 1, 2 회 시청 후 소감

by 하트온

살인으로 시작하는 드라마


하마터면 켰다가 바로 끄고 드라마를 포기할 뻔했다. 수녀님의 등장과 살인 사건이라는 조합으로 시작하는 첫 장면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죄의 결과로 일어난 끔찍한 살인사건을 목격한 수녀님의 등장, 그리고 살인 사건이라는 결과를 놓고 뒤돌아 가서 드라마 내내 누군가를 의심해야 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나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이보영 (효원가 둘째 며느리 서희수, 혼외자 둘째 아들 한지용(이현욱 분)의 아내)과 김서형(효원가 첫째 며느리 정서현, 본처 소생 첫째 아들 한진호(박혁권 분)의 아내)이 등장하는 순간, 나는 마음 놓고 '채널 고정'을 선택했다. 이보영은 몇 년 전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의 김희선을 연상시키는 밝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느껴졌고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 <마인> 작가가 바로 <품위 있는 그녀>를 쓴 백미경 작가라고 한다), 김서형은 화제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긴장감 중압감이 넘치는 현실 스릴러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온 듯 특유의 카리스마로 압도했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그들 세계의 왕이자 기준의 중심인 한 회장이 쓰러지며 판을 흔들어, 재벌 가족들 간의 분열과 욕망의 불길을 화르륵 자극하더니, 곧이어서 두 젊은 여자, 김유연 (정이서 분)과 강자경(옥자연 분)과, 한진호의 아들 한수혁 (차학연 분)이 등장하여 미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마치 영화 기생충이 드라마로 재구성된 듯 재벌 가족의 억눌린 욕망과, 주어진 역할 안에만 머물 생각이 없는 자들의 선을 넘는 행동들이 얽히고설키기 시작한다.



'효원가'라는 왕국


효원가라는 재벌이 사는 곳 - 이 드라마의 배경 장소 - 은 외부인이 쉽게 침입할 수 없는 하나의 성채 같고 왕국 같은 느낌이다. 경비 삼엄한 입구를 통과한 후, 한참을 운전해 들어오면 그들이 사는 거대 맨션 두 채가 나타난다. 둘 다 유명 건축가가 지은 작품 건물로서 하나는 '카덴차', 다른 하나는 '루바토'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카덴차: 한 회장 부부 (박원숙, 정동환 분)와 큰 아들 부부와 아들, 그리고 메이드로 들어온 김유연을 비롯해 카덴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건물
루바토: 작은 아들 부부와 8세 아들 한하준 (정현준 분), 그리고 하준의 튜터로 고용된 강자경을 비롯해 루바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건물


효원가의 가족은 이 세상 최고급 공기와 물을 마시는 것은 기본, 최고급 문화생활을 비롯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현대 문명의 이기를, 밖에 한 발자국 나갈 일 없이 그들의 왕국 안에서 다 누리며 살아간다. 그 뿐만 아니다. 그들이 여왕 개미처럼 편하게 누릴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다른 한 가지 장치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일개미들이다. 재벌 왕국의 더 낮은 계급 자리를 차지하고 묵묵히 일해 주기로 약속한, 기꺼이 하인 역할을 해 주는 사람들이다. 돈으로 누릴 수 있는 걸 다 누려야 겠는 재벌가의 필요와 일하는 사람들의 먹고 살아야겠는 필요가 연합하여 마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옛 유럽 작은 왕국 라이프가 재현된 듯한, 바깥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의 계급 사회를 만든다.



자신을 찾아가는 네 명의 여자들


드라마의 방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위해, 이 스토리를 끌고 가는 네 명의 주인공 여자들 - 곧 살해될 사람이 이 중에 있다 - 에 대해 2회 차까지 보고 알게 된 것들을 잠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서희수: 영화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운 자리에 오르고 허무해진 순간에, 영국 여행길에 효원가 둘째 아들 한지용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한지용에게 첫사랑과 사이에 태어난 2살 아기 하준이 있다는 걸 알고, 하준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배우 커리어를 접고 효원가에 들어와 아이를 키우며 재벌 집안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다. 끝없는 욕심과 욕망에 눈이 멀어 돈만 좇는 짐승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스스로를, 스스로의 가치와 소신을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정서현 (김서형 분): 누구나 알만한 재벌 집안의 딸로 태어나 자라, 결혼과 동시에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그녀. 효원가 큰며느리이자 동시에 자신이 운영하는 예술 사업의 대표이기도 한 정서현에게 대외적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젊었던 날 지고지순했던 사랑 (동성애)을 버렸어야만 했던 것 같다. 어느 날 효원가 사람들을 몰래 찍어 온 집사의 전화기를 압수해서 확인하다, 자신이 옛 연인과 헤어지는 장면을 찍은 것을 보고 그녀는 덜덜 떨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잘 덮어 눌어놓았던 무언가와 함께 엄청난 불안감이 그녀를 압도하는 듯하다. 동서인 서희수에게 믿을 만한 상담사를 소개받는데, 그 상담사는 바로 드라마 시작 장면에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경찰서로 달려간 수녀다. 이 수녀는 서희수의 멘토 역할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김유연 (정이서 분): 수녀를 만나러 왔던 서희수가, 사채 빚쟁이들에게 위협당하는 김유연을 발견하고 불쌍히 여겨 효원가로 데려가 거기서 안전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다고 마음먹는 것이 김유연이 효원가와 엮이게 된 이야기의 시작이다. 서희수는 어린 동생들을 키운 언니로서, 유치원교사로서 아이를 돌본 경험이 많은 김유연이 하준이 튜터로 적당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지만, 김서형이 그녀를 카덴차의 메이드로 두겠다는 결정에 따른다. 김유연은 카덴차에서 마주하는 계급 세계가 너무나 새롭다. 이래저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이 어렵고, 잠을 이루기 힘들어하다가, 한수혁 (한진호와 첫 번째 부인 사이의 아들)의 방을 청소하던 중, 그의 방에서 숙면을 취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한수혁 - 김유연과 마주치자마자 매력을 느끼고 호감을 가지게 되는 눈치 - 이 그녀에게 방을 바꾸어 자자고 제안을 하면서 지켜야 할 선을 넘나들며 금지된 로맨스로 향할 것 같은 그들의 대담한 행보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강자경(옥자연 분): 정서현의 지인 소개로 들어온 강자경은 외국에서 유학까지 한 학벌과, 다른 재벌 집안에서 아이들 학업을 관리한 풍부한 교육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정서현이 그녀를 만나보고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비서역할을 하는 메이드로 카덴차에 둘까 잠시 생각했으나, 남편 한진호가 강자경을 보는 눈빛에 불쾌감을 느끼고, 루바토, 하준의 튜터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강자경이 들고 온 가방과 우산이 명품이라는 것도 정서현이 알아챈다. 강자경이 카덴차와 루바토에서 재벌들이 누리는 모든 것을 둘러보는 눈빛이 매우 독특하다. 마치 속으로 '이거 다 내 건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녀를 다른 메이드들과 동급으로 생각하려는 카덴차의 집사와 메이드들 앞에서 자신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며, 자신은 하준이 돌보는데만 전념하겠다고 소리치며 선언하곤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그리고, 서희수의 드레스를 몰래 입어보거나, 재벌들의 저녁식사로 차려진 음식에 먼저 손을 대는 듯 기이한 행동을 하지만, 하준을 무척 아끼는 것만은 진심인 듯하여 다른 실수들은 크게 문제 되지 않고 넘어간다.


김유연과 강자경은 그 집안에 지금까지 지켜지던 질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그 집안의 방식에 숨이 막히는 한수혁과,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고 싶어 하는 서희수와 만나 불길을 일으킨다. 김유연은 한수혁과 얽혀 선을 넘는 일에 자꾸 엮여 들고, 서희수는 대범하게 선을 일단 넘고 뻔뻔하게 대응하는 강자경을 다루어야만 한다. 이러한 만남이, 상황이 그들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진짜 욕망들을 끄집어내는 촉매작용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드라마 <마인>에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이보영 배우는 인터뷰에서 나쁜 사람이 다 나쁘기만 한 게 아니고, 착한 사람이 다 착하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 좋았다고 했다. 김서형 배우는, '너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를 생각하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편하게 봐달라는 당부를 했다. 백미경 작가는 드라마 <마인>에 대해 "모든 인물들, 특히 여성들이 품격 있는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드라마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으며, "마인은 매혹적이면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신선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제작진의 말도 있었다고 한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선택한 스토리라는 것에서 호감을 가지고 시작했던 이야기. 2회 차까지 스토리 안에 깔아 놓은 복선과 암시들이 궁금증과 관심을 충분히 유발하였다. 또한, 극적인 상황 전개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처럼 마구 휘몰아쳐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극적인 만남들이 난무하는 도입부 이야기는 폭풍 한가운데를 질주하는 듯 스릴과 흥분감을 있는 대로 끌어올렸다. 다음회가 무척 기다려진다.





대문 사진 및 인터뷰 내용 출처: https://mway2.tistory.com/2105 [MWAY BLO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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