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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Nov 06. 2021

메타버스, 별거 아님

꼭꼭 씹어 내 것으로 만들 오늘의 영어 표현 양식 5

           

Metaverse


말이 가진 가변적이고 유동적 성질로 인해, 어떻게 이 단어가 변모해 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사용자가 현실로 느끼며 사람들과 만나 사교활동을 하거나 일을 할 수 있는 몰입도 높은 3차원 가상 세계 (a highly immersive virtual world)를 의미한다. 


Metaverse, 이 용어는 미국의 소설가, 닐 스티븐 (Neal Stephenson)이 최초로 만들어 사용한 단어다. 닐 스티븐이 쓴 소설 <Snow Crash> (1992)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였으나, 어느새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묘한 불안감과 거리감을 주는 애매모호한 용어로 마구 사용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가 Metaverse가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언급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참이다. 


I believe the metaverse is the next chapter for the internet, and it’s the next chapter for our company too. (저는 이 메타버스가 인터넷 시대가 열 다음 챕터이며, 또한 우리 회사가 나아가야 할 다음 챕터라고 믿습니다)


마크 주커버그 같은 대기업 운영자들에게 Metaverse는 분명 자회사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미래 콘셉트 -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회사가 누구보다 탁월하게 살아남기 위해 이루어져야 할 무엇 - 를 담기에 좋은 그릇일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의 Metaverse 용어 남발이 일으키는 감정이다. 그들이 자꾸 Metaverse를 지향한다고 언급하니, 전 세계가 뭔가 그 개념을 잘 알고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야 할 것만 같아서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한다. 의도적으로 이런 묘한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붕 뜬, 에너지 높은 감정은 곧바로 소비욕구 투자욕구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etaverse는 별로 새롭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용어인 데다, 뭔가 지금보다 더 미래 세계를 의미하는 듯 거리가 느껴지는 용어 같지만, 실은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일부다. 요즘 아이들은 이미 그 세계 안에서 놀고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포트 나이트(Fortnite)'를 예로 들어 보자. 에픽게임즈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이 게임은 전 세계 3억 명이 넘는 회원수를 자랑하는 Metaverse 그 자체다. 아이들은 이 게임을 하며 전 세계에서 가입한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자신의 세상을 넓혀간다.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대화하며 놀고, BTS 콘서트를 가고, 블랙핑크 사인회를 다닌다. 그 세계 안에서 게임 머니를 지불하고, 원하는 굿즈를 구매한다. 친구들과 조를 짜서 함께 협력해서 총을 들고 다니며 다른 팀들과 맞서 싸우는 미션을 진행한다.


어른들이 회사에 가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미팅을 하고 일의 결과를 주고받고, 은행 거래를 하는 것도 모두 Metaverse 사회의 일부라면 일부다.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대를 생각해 보라, 과거로 한 발 물러가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깊이 Metaverse 안으로 깊이 진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인터넷 기술이 도로를 깔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우리를 Metaverse 속으로 깊숙이 끌고 들어오는 운송 차량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30년 전 스마트 폰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주었을 두려움과 거리감을 생각해 보라. 미래에 있을 기술이라는데 아직은 잡히는 것도 없고. 그것이 나타나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모르는 상태. 스마트폰의 출현은 큰 혁명이었지만, 우리는 금방 적응해서 그 편리를 누리며, 스마트폰 중독 위험성을 극복하려 노력하며, 더 편리할 수는 없을까 욕망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이런 과거의 혁명적인 기술 출현이 가져온 변화들을 생각하면, Metaverse에 대해 우리가 필요 이상의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우리의 과학 기술은 이미 그쪽으로 향하는 궤도에 있다는 걸 애초에 알고 있었고,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 적응했고, 미래의 기술들도 쉽게 적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놀라게 되는 정도는 그저, 사람들이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 아마존, 카카오톡, 틱톡, 밀리의 서재, 넷플릭스, 클럽하우스,...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고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Metaverse가 나아가는 방향을 예측해 보고 싶다면, 돈을 벌고 싶은 마음들이 향하는 방향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마크 주커버그 같은 기업가들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로 열려있는 이 인터넷 망을 이용해서 가능한 더 많은 사람들을 끌고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장사를 할 수 있는 가상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가상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길게 늘리고 빠져나가기 힘들게 할 것인가. 어떻게 사람들로 하여금 너도나도 그 가상공간에 속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고, 거기서 거래하는 물건을 사들여야 남보다 더 개념 있게 살고,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할까. 전 세계인을 확신시키고 유혹할 스토리를 짜는데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더 많은 돈이 돌고,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릴 거대 쇼핑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김에, 글로벌 가상 사회,  메가급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센터 역할을 할 가상 시장 사회를 한 번 짜 보자는 것이다.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화폐 단위를 쓰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화폐를 통합시키고, 디지털 자산의 가치에 대한 법질서를 통일하고 체계적으로 구현해야만 한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바로, 온 세상이 관심을 가지고 떠들고 있는 주제, Cryptocurrencies*와 NFTs *의 출현이다. 


*Cryptocurrencies : Bitcoin, Ethereum 같은 대체 가능한 - fungible, 현실 세계의 돈처럼 1달러를 빌리고, 다른 1달러짜리 지폐나, 그만큼의 동전으로 갚을 수 있는 유통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 화폐를 의미
* NFTs : Non Fungible Token, 디지털 재화를 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인증서, 원본 보증서 역할을 하는 것.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가상 시장 사회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는 만큼, 점점 더 많은 이러한 용어들 - 가상 사회를 이루는데 필요한 요소들 -이 출현할 것이다. 점점 더, 사람들이 그 세계 안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그 세계가 인정하는 자산을 미리 만들어 두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다. 쇼핑몰을 근사하게 지어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처럼, 가상 세계를 근사하게 구축하여 사람들을 부를 것이다. 또한, 나도 그 안에서 뭔가 자리를 잡고 장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끊임없이 돈의 흐름에 예민한 현대인의 마음을 두드릴 것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모두 어느 정도 여러 다양한 새로운 세상의 출현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인터넷이 왔고, 다양한 플랫폼이 왔고, 스마트 시스템이라는 놀라운 기술들과 직면했지만, 우리는 넘어지지 않고 그것을 이용하고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 예로, 아마존이라는 시장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열렸을 때,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과, 취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보면, Metaverse가 거대해지고 정교하게 모습을 갖추는 만큼 비슷한 감정과 과정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아마존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아마존과 내 삶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냈고, 그것을 어떻게 나의 삶에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할 것인가 길을 찾아냈다. 


Metaverse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것과 공존할 수 있는 균형점과 활용 방도를 찾아낼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자. 두려움은 과소비와 실수를 부를 뿐이다. 감정적인 재정 결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냉철한 이성으로 차분하게 관찰하며 적응하면,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by jmexclus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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