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기술

양질의 관계 제1 요소 - Empathy

by 하트온

지난 글에서 자녀와 좋은 관계 (quality relationship)를 맺는 부모의 양육 스타일을 감정 코치형 양육이라고 존 가트맨이 명명한 바 있다고 하였으며, 이러한 양육스타일이 자녀에게 주는 혜택과 이점이 높은 자존감 확립 및 사회성 개발부터 학업에 집중하는 능력과 감정 조절 능력에 이르기까지 자녀의 성공을 위한 바탕으로 아주 중요한 것임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어른과 아이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 비결 중 그 첫 번째로 공감 기술 (empathy)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공감 기술의 의미는 <상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상대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기술>을 말해요.


공감 기술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자녀에게 어떤 병증이 발견되어 수술을 앞두고 상당히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시다. 가까운 지인이 당신을 위로한답시고, “수술 잘 끝날 텐데 뭘 그리 걱정해요? 엄마가 씩씩해야지.”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당신은 그 사람이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 사람이 당신의 애타는 마음속을 모르는 것이 명백하니까요. 반면, 당신의 손을 꼭 잡으며 “아이가 아프면 그 부모가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요. 많이 걱정되고 속이 타시죠.”라고 온 마음을 담아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마음을 알아주는 상대방의 손을 붙들고 눈물을 터뜨릴지도 몰라요. 당신은 진심으로 위로받았다고 느낄 것이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관계에서 당신의 마음을 토로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거예요.


이것이 바로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갈급해 마지않는 소통 제1 기술입니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내 마음을 보고 판단하고, 비판하고, 고치려 드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세상으로 들어와 내 마음을 함께 느껴 주는 것. 나의 관점과 생각과 마음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 이것은 나와 동의를 하느냐, 반대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랍니다. 내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느끼는지를 판단 없이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것에 관한 것이지요.


이러한 공감 기술은 우리 자녀들을 건강하고 성공적으로 자라도록 양육하는데 절실히 필요합니다. 특히 말로 자신의 마음을 다 표현 못하는 어린아이일수록, 이 아이들이 하는 말 이면의 심리 및 아이로서 느끼는 욕구와 감정을 이해해주고 비판 없이 수용하고 그것을 자녀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단계까지 이르는 공감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생각보다 얼마나 힘든지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선생님, 미워! 나한테만 나쁘게 해! 멍청한 할망구!”


이 말을 듣는 부모의 마음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우리 아이가 왕따나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선생님을 칭하는 말버릇을 이대로 두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우리 아이가 감사할 줄 모르고 쉽게 부정적으로 느끼거나 교사를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부모의 마음에는 자녀와 상황에 대한 판단과 함께 두려움, 분노, 걱정과 같은 감정들이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애석하게도 부모들도 연약한 인간인 탓에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는 이러한 판단과 감정에 휘둘리기가 쉽습니다. 감정에 휘둘린 마음은 결국 아이를 다그치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아이를 가이드부터 하려고 들게 됩니다. 결국 아이는 부모의 표정과 말투에서 심한 감정의 폭풍우가 예상될 뿐 자신의 세계 속으로 조용히 들어와서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바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자신이 입을 닫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결론 내리게 됩니다. 자녀가 입을 닫는 순간, 부모가 자녀를 이해할 기회뿐만 아니라 자녀가 부모로부터 친밀감과 안전한 느낌, 사랑의 감정을 느낄 기회까지 함께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 자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될지 몰라요.


'우리 부모는 내 마음을 몰라. 나한테 관심도 없고 상관도 안 해. 나는 그럴 가치가 없는 존재인지도 몰라.'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루어야 자녀와 정말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공감 기술>의 삼단계 행동요령을 소개하겠습니다.


자녀의 감정표현을 들으세요: Albert Mehrabian이라는 심리학자가 주장한 바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을 표현할 때 오직 7% 정도만 말 자체의 내용으로 표현하며 나머지는 목소리 톤과 근육의 움직임으로 이야기한다고 해요. 따라서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것은 말의 내용뿐 아니라 목소리 톤, 몸짓, 자세, 얼굴 표정까지 잘 읽는 것 까지를 포함 합니다. 정말 공감할 수 있으려면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녀의 감정이나 관점을 하나하나 찾아내세요: 이 단계를 잘 수행하기 위해 부모가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부모 자신의 감정과 관점입니다. 마음이 평안할 때, 판단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어요. 때로 아이의 말을 듣고 감정이 밀려온다 해도 이 시간만큼은 아이의 마음을 우선으로 이해하고 존중해 주기로 결심하고 부모의 감정은 잠시 발치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위의 아이가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말 한 내용에서 아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의 단서를 찾아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불공평, 분노, 상처


마지막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 것을 그대로-부모의 생각을 더하지 말고- 말로 표현하세요: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리고 그 불공평한 처사가 너를 정말 화나게 하는구나!” 말을 할 때 비판적인 자세가 아닌 온 마음으로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투로 이야기해야 부모가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마음이 듭니다. 여기서 부모가 가이드를 제시하고 지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질 필요가 없어요.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역량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당신 자신의 감정을 잠시 접어 두고,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당신의 자녀는 자신의 관점이나 생각, 감정이 누군가에게 중요하게 인정받았다고 느끼고 ‘존중’ 받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정말 사랑받고 양육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자녀가 타인과 소통하는데 자신감의 바탕이 되며,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에 성공하는 경험이 쌓여 높은 자존감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집에서 부모의 판단이나 오해에 말문이 막히지 않고 자신 있게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피력하며 자라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늘 안전하다고 느끼며, 다른 사람들이 굳이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상처 받기보다 자신의 의견이 나름 가치 있는 것이며 존중받을 만한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가진다고 해요.


부모가 자녀를 공감해 주는 자세로 양육한다면, 자녀는 저절로 주변 사람들을 공감하는 기술을 배우게 되고 이것은 자녀의 삶을 사랑의 관계, 성공적인 관계들로 충만하게 하는 엄청난 유산이 됩니다. 서로를 공감하는 것은 서로를 가깝게 만들고 외로움의 눈물을 씻어줍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가서 이해의 길을 찾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없고, 이해되는 것에 관해서는 화나는 일도 미워하는 일도 없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마음 깊이 이해를 받을 때에서야 비로소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존재임을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 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Raising An Emotionally Intelligent Child The Heart of Parenting” by Ph.D. John Gotten & Joan Declaire (1998)


“Your Child’s Self-Esteem: The Safety of Empathy“ by Briggs, D.C.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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