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내가 되는 삶

미니멀 라이프, 그다음엔?

by 하트온

본질을 잃은 삶


물건이 어지럽게 쌓여 있는 책상 앞에서, 내가 무엇을 하려고 했던 건지 혼란에 빠져버리는 것처럼, 나의 자아상 또한 그런 겹겹으로 쌓인 혼란에 빠져 있었다. 처음부터 어지러운 책상처럼 시작되었던 내 인생에서, 아무도 나의 본질을 찾아 발견해 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나의 본질을 깨닫기도 전에 나는 주변을 따라 나의 겉모습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좋은 간판을 만들어야 했고, 인기 있는 성격을 갖추어야 했다. 남보다 더 앞서 빨리 뛰어가는 것이 중요했고, 삶의 단계 단계 주어진 숙제를 완료하는 것은 반드시 완수해야 할 필수 과정이었다.


나는 어떤 장소에서건, 거기서 사용되는 언어를 배우고, 그 분위기에 맞게 연기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어느 모습도 진짜 내 모습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종종 나를 괴롭히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치심의 근원은 바로 이것이었다. 내 모습이 아닌 모습을 연기하고,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내가 뭔가 부족했다는 느낌, 이불 킥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본질이 빠져나가고 없는 껍질의 삶은 그런 공허한 실패의 느낌으로 가득했다.



나를 찾는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은 아무것도 없이 비우는 것이 아니다. 의미 있는 본질을 찾고, 그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 철학이다.


미니멀리즘은 나에게 나를 찾아내는 효율적인 과정이었다. 내게 필요치 않은 물건들을 비우고, 내게 필요한 물건들만 남기는 순간, 물건이 드러난 게 아니라 나의 본질이 드러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 미니멀리즘은 물건 정리에 집중하는 듯했지만, 결국 물건에 투영된 나의 마음에 조명을 비추려는 것이었다. 물건을 없애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작업은, 나의 본질을 찾아, 나를 뒤덮고 꾸미고 가리고 있는 모든 것을 뜯어내고 진짜 내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마침내 드러난 내 본질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 기다려왔다는 듯, 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다신 나를 가두지 말라는 듯, 강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삶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을 더욱 분명하게 가려내고 더 과감한 결정들을 거침없이 해 나갔다.


당당한 나를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이 시원해지는 일이었다. 나는 나의 본질이 자랑스러웠다. 수치심 같은 건 어느새 저 멀리 씻겨 나가고 없었다. 내 본질 그대로 사는 삶은, 내가 만들어진 목적대로 사명에 따라 사는 삶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다른 의구심이나 어색한 수치심 같은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이 충만하고 완전한 느낌이었다.



더욱 당당한 내가 되는 연습


문제는 아직도 숨고 가리는 버릇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자꾸 무언가 가리개를 내미는 습관이 남아 있다. 이런 습관이 나의 본질의 힘, 당당한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순간순간 약화시키곤 한다.


나는 나의 본질을 강화시키는 삶을 꾸준히 연습하기 원한다. 그것이 나에겐 미니멀 라이프다. 본질에 집중하는 삶. 끊임없이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삶. 물건에 투영된 마음의 군더더기를 예민하게 느끼는 삶. 본질을 자유롭게 하고, 그 당당한 태도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삶.


그래서 항상 내 본질만이 드러나기를 원한다. 내 삶도 내 글도, 진짜 본질만이 타인에게 당당하게 다가가 손내밀기를 바란다. 가려진 수치가 없는 삶을 원한다. 숨긴 속마음이 따로 없는 삶을 살고 싶다. 내 글을 한 줄이라도 읽는 순간 내 본질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본질뿐인 단순하고 거침없는 존재가 되기를 꿈꾸며 오늘도 드러내기를 연습하며 나아간다.



대문 이미지 출처: Pixabay (by Jordan_Si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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