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집중하는 참 평등한 삶

미니멀리즘, 그다음엔?

by 하트온

결과는 다르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다 다르다. 누군가는 임종을 맞이 하고 있는 순간에 누군가는 태어난다. 누군가는 한국인혈통임에도 한국 땅을 밟아 본 적도 없는데, 누군가는 타민족 혈통임에도 한국에서 살아가며 한국을 떠나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한국어를 잘 못해서 슬프고, 누군가는 영어를 잘 못해서 괴롭다. 누군가는 너무 일찍 성공한 삶을 감당못해 무너져 가고, 누군가는 기회가 너무 늦게 와서 실패감에 내내 시달린다. 누군가는 대도시 한가운데 아파트에 살며 최신 문명의 이기를 최대한 누리고자 하는데, 누군가는 도시의 삶을 훌훌 털어내고 시골 숲 속으로 들어가 황토집 짓고 군불 때서 가마솥에 밥을 한다.


결과에만 무게 중심이 쏠린 사고는 섣부른 재단을 부른다. 저 사람은 학벌이 얼마, 저 사람은 집안이 어때, 저 사람은 강남에 아파트 몇 채. 누굴 봐도 그 사람이 처한 결과적인 현실만 보인다. 나는 이러한 평가가 고차원의 존재를 저차원의 단면으로 인식하는 몹시 경솔하고 위험한 발상으로 느껴진다. 이런 가치관은 오직 불행한 마음만을 초래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불공평해서 견딜 수가 없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내 주변을 둘러싼 사회는 저절로 서열을 이루고, 나 자신 또한 그 서열 게임 칸 안에서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말' 신세가 되고 만다. 아무도, 아무리 많이 가져도 행복할 수 없다. 항상 나보다 잘나고 더 많이 가진 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진심으로 겸허하고 선할 수 없다. 항상 나보다 못나고 못 가진 서열 아래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소용돌이치는 교만과 위선의 중심 핵으로 작용한다.



과정은 같다


모두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잠자리를 뿌리치고 찬 바닥에 발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냉혹한 현실. 자기 한계를 이기고 어제보다 좀 더 나아가기 위한 용기의 행군.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건강과 삶의 균형을 위한 최선의 결정들. 나를 방해하는 적, 불편한 인간관계들도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마음이 처한 고된 현실. 모두가 시한부에, 모두가 인생과 죽음에 관해 모르는 것 투성이인 불확실한 인생.


우리들은 모두, 어디서,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옷과 장신구를 두르고, 무엇을 하건, 삶과 죽음 사이에 처한 운명이 같다. 내 삶을 내 내면을 돌보고 세울 사람은 결국 나 밖에 없는 현실도 같다. 하나하나 잘 쌓아가야 하는 인생길의 원리 또한 같다. 배움과 성장은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내 인생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도 성장의 깨달음으로 오는 것이지, 누가 힘으로 뺏어가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장 과정에 가치를 두고 서로를 바라본다면, 삶이라는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노력을 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는 상대는 나와 같은 사람이 된다. 동등해도 이렇게 동등할 수가 없고, 공평해도 이렇게 공평할 수가 없다. 오래 알았던 사람도, 새로 만나는 사람도, 모두가 함께 배우며 나아가는 동지가 되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지지자가 된다.



그래서 비웠다


자유를 뺏기고 통제당하는 일 없이, 공평하고 공정한 세상이 이루어지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여러 가지 사회사상들을 들여다보고 고민한 후 내린 내 나름의 결론이다. 사회 전체가 모든 사람의 삶을 더 잘 배려하는 더 나은 시스템으로 나아가야만 하고, 결국 나아가게 될 테고,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염세적이고 편협하고 성급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지금 당장 모든 면에서 완벽히 공정한 평등 사회가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마냥 목을 빼고 기다리는 대신, 나를 바꾸어 보았다. 다름 아니라, 내 머릿속에 쓸데없는 것을 비워내는 미니멀리즘을 적용한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 결과 중심의 사고를 깨끗이 비워내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놀랍게도, 순식간에 모두가 똑같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로 재단하고 평가하고 비교하는 마음을 비우니,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이 태어나 나의 시선과 내면을 채워가는 것이 아닌가!


한 사람의 내면에 평등한 세상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 내 마음에 앞으로 수많은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비전의 빛을 환하게 비추었다. 나의 내면에 완벽하게 평등한 세상을 이루었다는 기쁨에, 샴페인을 터뜨리고 축배를 들고 싶을 만큼 신이 났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아닐까 의구심에 그쳤던 마음이 정말 그러하다는 확신으로 자리 잡는다. 눈에 보이지 않은 중요한 것들을 지키고 더 발전 변화시키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모두가 내면 성장을 위해 자신만의 의지와 끈질긴 노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 공평함! 모두가 한 발 한 발 성장의 걸음마를 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내야 한다는 이 동등함! 이 평등한 세상 원리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라는 타인을 향한 시선이 정립되면서, 어떤 누굴 만나도 그 사람이 걸어가는 길의 과정만이 보인다. 그것은 나의 길과는 몹시 다른 길이다. 하지만 내가 걸어왔고, 또 걸어갈 나의 길만큼의 동등한 가치가 있다. 나의 내면 안에서 모든 사람이 같은 가치를 가진다. 나의 위에도 나의 아래에도 사람이 없는 이 느낌이 너무나 상쾌하고 깨끗하다.


무슨 말인지 당장 맛보고 싶다면, 잠시 눈을 감고 세상을 느껴보라. 눈을 감은 채 서로를 느껴보라. 서로의 모습도, 소유한 물질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서로의 내면만을 느끼는 세상이 조금은 더 평등해진 느낌으로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가?


나이, 직업, 성별,... 어떤 다양한 차이에도 상관없이, 모두가 귀하고, 모두가 하늘땅만큼의 가치가 있는 나의 친구들이다! 앞으로는 그렇게 동질감과 우정을 마음 깊이 느끼며 진심으로 더불어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아, 평등한 세상을 '우리 마음에서부터' 함께 이루어 가자!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by PublicDomain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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