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여행 중입니다
동생을 질투하다
나에겐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있다. 내 동생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밝은 햇살처럼 화사하게 빛나는 부드러운 피부, 머리카락, 티 없이 맑은 느낌의 활짝 웃는 어진 미소, 통통한 볼,... 어린 마음에도 동생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생각을 했었다. 엄마 눈에도, 모든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얼마나 귀여울까 생각했다. 동생의 엄청난 매력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어린 나이에도 나에게 없는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깡마르고 허약했던 - 나를 바라보며 안쓰러워 쯧쯧 거리는 표현들이 내가 그렇다고 충분히 묘사해 주었다 - 나는, 그 시기 아이들 특유의 건강하게 빛나는 귀여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 느꼈다. 특히 엄마가 나 이외의 다른 아이들을 귀여워하면, 그 아이들이 가진 것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최초의 결핍감은 이후 평생을 따라다녔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다른 아이를 특별히 예뻐하실 때마다. 직장 생활하며 상사가 다른 직원과 더 친해 보일 때마다. 심지어 미국에서 백인이 다른 백인과만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까지 그 결핍감이 날뛰었다. 그 결핍감은 내가 주변 사람에 비해 못 가졌다고 생각하는 영역들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며 내내 나를 자극했다.
질투를 동생 삼다
곰곰이 그때의 질투에 대해 생각해 본다. 물론 이 나이에 더 이상 동생을 질투하는 마음 같은 건 없다. 서로의 일이라면 발 벗고 뛰는, 더 아껴주지 못해 애틋한 소중한 가족이 된 지 오래다. 내가 가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는 마음을 선물 받은 뒤로부턴, 내 마음에 결핍감이 날뛸 자리는 없다. 그런 내가, 다시 퀘퀘 묵은 옛날 이곳 이 자리를 찾아와 여행하고 있는 건, 나에게 왔던 질투, 결핍감이라는 최초의 강한 감정을 다시 차분해진 감정 상태에서 제대로 관찰해 보기 위해서다.
그 현장을 자세히 보니 나를 예뻐해 주고 귀여워해 주었던 사람들도 제법 있다. 나를 끔찍이 사랑해 주었던 사람들이 항상 곁에 있었음을 뒤늦게야 본다. 내가 느꼈던 것보다는 안전한 환경이었다. 문제는 내 중심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흔들리는 불안정한 내면은 늘 자주 큰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였고, 소용돌이에 눈이 가려진 나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때의 나는 내게 없는 것에만 집착했고, 그것 외엔 볼 수가 없었다.
질투는 능력이 많은 감정이다. 사람의 눈을 가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힘이다. 자신이 지정하는 것만을 보게 이끌고 다른 것들을 가릴 수 있다. 그 감정의 강도를 고도로 높여 행동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 나는 동생을 꼬집고 때렸다. 그때 꼬집고 때리고 상처 냈던 만큼, 나는 평생을 동생에게 미안해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질투의 추진력과 행동력이 사람에게서 성실한 실천과 발전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지만, 질투에겐 해결해야 할 큰 문제가 있다. 질투는 너무 성급하고 미성숙하다. 당장 결과를 바란다. 남이 가진 저것을 나도 지금 바란다. 급하게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오히려 인생을 수렁으로 끌고 가는 역방향으로 뛰어들게 만든다. 나중에 이렇게까지 미안하고 후회하게 될 줄을 모르고, 동생을 상처 내고 울리는 일에 몰입한다.
질투는 자신이 가진 것을 볼 줄 모른다. 따라서 감사할 줄도 모른다. 내가 동생과는 다른 성향, 다른 생김새지만 나만의 매력이 있음을 확신했더라면, 나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굳게 믿을 수 있었더라면, 동생이 태어난 것이 나와 특별한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갈 또 한 사람의 탄생임을 굳게 믿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깊은 감사가 그 어린 마음에 확실히 깃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질투에게 주도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항상 질투를 많이 어리고 모자란 동생처럼 대해야 한다.
네 마음은 알겠어. 그런데 네가 지금 놓치고 있는 게 몇 가지 있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지금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친절하게 상기시켜 주어야 한다. 남이 쌓아가는 인생을 넋 놓고 보다가, 자신이 쌓아온 것을 잊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손을 잡아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인생의 모든 좋은 것들, 독보적이고 경탄할 만한 것들은, 누구도 흉내 내지 않는 자신만의 곧은 소신으로 하나하나 쌓아 가야 하는 오래 걸리는 과정임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잘 걸어왔고, 앞으로도 잘 이루어 갈 것이라고, 풍성한 열매를 보게 되리라고 비전을 잘 심어 주어야 한다.
동생은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 결국 내 사람이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주는 존재다. 이제는 모두가 내 세상의 아름다운 일부라는 걸 알겠다. 남은 인생, 내 동생들을 더욱 잘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늘 감사하며, 늘 인내하며 내 세상 안의 모든 것들을 잘 챙기고 보살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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