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여행 중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스펜서 존슨 박사의 <누가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는 '스니프'와 '스커리'라는 쥐 두 마리와 '헴'과 '호'라는 작은 인간들이 나온다. 쥐 두 마리는 생각이 단순하고, 본능대로 움직이는 반면, 작은 인간들은 생각도 많고 감정도 커서 때때로 복잡한 내면을 가진 것이 행동을 느리게 하고 쉬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 우리 인간들처럼 말이다.
이 치즈 스토리에서, 네 캐릭터는 모두 치즈를 찾아다닌다. 그들에게 치즈는 자신들을 행복하게 하는 인생 최고의 가치다. 미로를 헤매 다니며 치즈를 찾고 찾다 마침내 거대한 치즈 창고 C를 발견한다. 치즈 창고를 발견한 후에도 늘 냄새에 민감하고 행동에 빠른 쥐들의 행동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인간들은 변한다. 그들은 더 이상 치즈를 찾아다니지 않고, 다 가진 듯한 안락과 편리에 길들여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항상 치즈가 있던 창고 C가 텅 비어버린다. 쥐들은 주저 없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 반면, 작은 인간들은 익숙한 행복을 잃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하다가, 마침내 작은 인간 '호'만 - 끝까지 길을 나서기를 거부하는 '헴'을 창고 C에 남겨두고 -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나선다. 마침내, '호'는 치즈가 가득한 거대 창고 N에 도착하고 거기서 미리 와 있던 쥐 두 마리도 만난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삶을 대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든 인간은 원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찾아 헤매지만, 한 번 찾았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노력은 없고, 찾은 것을 편안하게 즐기는 안락한 삶에 익숙해져 버린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작가는 또한, 변화의 위기에서 인간이 어떤 마음을 먹어야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임을 믿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 때론 과거의 안락한 삶에 집착하는 미련스러운 감정과 생각이 발목을 잡아끌어도, 떨치고 일어나 떠날 줄도 알아야 한다. 언제나 변화를 예상하고 새로운 것을 기대하며 살아가야 한다.
나의 세상이 변할 때
내 삶에 잠시 왔다 사라져 버린, 나의 행복, '나의 치즈'는 뭐였을까 생각해 본다. 내 삶이 회복할 도리 없이 거꾸로 뒤집어졌던 일들이 바로 치즈를 잃었던 순간이었다.
젊음 (어디서나 쉽게 호감을 얻도록 도와주었던 외모의 혜택)
한국 (익숙한 문화와 언어, 음식, 사람들에 둘러싸인 편리한 삶)
코로나 전의 삶 (타인과 만나서 편안히 밥 먹고 대면 모임 할 수 있던 삶)
지금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한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지인들
젊음을 잃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얻게 되는 실력과 지혜와 인내심이 맺는 열매가 달콤한 멋진 기회의 시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한 때 좋았던 옛 인연들과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게 된 것이 아쉽고 슬프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실수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지금 맺고 있는 관계들을 좋은 방향으로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관계의 요령들을 더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 와서 몹시도 힘들어했었다. 한국에 두고 온 익숙함 (창고 C에 가득했던 치즈)에 목이 말라 타는 듯한 정서적 통증을 느꼈다. 미국 생활 속에서 나는 정말 많은 시도를 했었다. 그 다양한 경험은 모두, 이리저리 내 행복을 - 새로운 치즈 창고를 - 찾아다닌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타국 생활을 헤치고 다녔던 길은 험난하고 힘들었지만 나는 지금 현재 창고 N에 도달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 문화와 언어, 사람들이 더 이상은 낯설지 않고, 상당히 편안해졌다. 새로운 창고를 찾아 헤매고 다니는 과정에서 나는 전보다 훨씬 더 강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창고가 빈다면 또 한 번 더 나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라 여기며 기꺼이 또 다른 창고를 찾아다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나는 나의 지나온 삶 - 한때는 엉망진창 실패작이라 느껴졌던 - 에 대해서, 충분하다고, 충분히 좋은 삶이었다고 느낀다.
익숙하고 편했던 삶이 한순간에 사라질 때, 힘든 것만 생각하며 신세 한탄을 할 수도 있지만, 변화가 불러올 기회들을 기대하며, 기꺼이 새로운 일을 배우고 도전하며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파란만장한 변화를 수없이 경험했던 덕분에 나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큰 고난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이 상황이 불러온 불편에 대해 불평할 마음이 전혀 없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주거지를 옮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변화에 비하면 코로나 뉴 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빼앗긴 수많은 경험들이, 변화를 인내하며 좋은 기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으로 나를 이끌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수많은 파도를 겪고, 산산이 부서져 더 이상 어떤 해일도 두렵지 않게 된 바닷가 모래알처럼 말이다. 새로운 변화의 파도가 나를, 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고 부드럽게 만들어 갈 것인지 기대를 하고 있다. 나는 변화를 기뻐하는 쪽을 선택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대문 이미지 출처: Pixabay (by KELLEP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