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의 홍수 속에서,
나를 지키며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HSP 크리에이터의 쫌쫌따리 루틴과 뇌를 덜어내는 기술

by 헤더

1화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HSP(Hyper Sensitive Person), 감각과 정서에 민감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매일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 속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기도 하다. 순간순간 넘쳐나는 정보와 시각·청각적 자극들은 내 마음과 몸을 쉽게 탈진하게 만들고,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해지게 한다.


처음엔 단순히 피곤하다는 느낌만 들었지만, 나중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기도 했다. 어쩌면 콘텐츠 세계는 자극을 무기로 생존하는 세계일지도 모르니까. HSP인 내가 이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만큼 더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살아남기 위해 ‘쫌쫌따리’ 실천하고 있는 루틴과 태도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① 하루를 버티는 루틴 만들기


나는 반 백수이자, 프리랜서이자, 크리에이터이자, 경력단절여성이다. 이런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흐트러지지 않는 '루틴'이다. 루틴은 나를 붙잡아주는 구조이자, 방향이다.


내 하루는 ‘셀프케어 루틴’으로 시작된다. 잠에서 막 깨어난 상태의 나는 불안정한 감정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상태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침에는 무조건 ‘나’를 다독이는 시간부터 갖는다. 요가 매트를 펴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거나, 햇살 아래에서 천천히 차를 마시며 일기를 쓴다. 이런 루틴이 뇌에 ‘오늘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준다.


오전에는 대체로 에너지 회복과 인풋 중심의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유튜브 편집, 제안서 작성, 콘텐츠 촬영 등 아웃풋 중심의 일을 한다. 그리고 오후 3시~5시 사이, 가장 기분이 저하되기 쉬운 시간대에는 햇빛을 받으며 산책을 한다. 이것은 내 세로토닌 수치를 유지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정서 회복 루틴’이다.


② 콘텐츠를 덜 소비하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츠 소비가 ‘참고’가 아닌 ‘비교’로 변질되는 순간, 내 창작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분야의 콘텐츠를 계속 보다 보면 내 안에 있었던 고유한 감각들이 점점 무뎌진다. 무엇보다 HSP인 나는 시각과 청각에 민감해, 빠르게 넘겨지는 클립과 자극적인 후킹 멘트에 뇌가 과도하게 반응한다. 그러고 나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하루 종일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만드는 콘텐츠의 방향을 유지하고 싶을수록, 더 적게 보고, 더 적게 듣는다. 그 대신, 내가 왜 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더 깊이 사유한다.


③ 의식적인 콘텐츠 소비 훈련하기


물론 콘텐츠를 아예 안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볼 때는 아주 ‘의식적인 태도’로 본다. 그건 마치, 아무거나 마시는 게 아니라 내 몸에 맞는 차를 골라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나는 콘텐츠를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영상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가?

내가 이 장면에서 집중한 포인트는 어디인가?

왜 이 음악, 이 편집, 이 문장이 효과적인가?


이렇게 ‘감정’과 ‘기술’을 동시에 관찰하려는 태도가, 콘텐츠 소비를 단순한 ‘자극’이 아닌 ‘분석’으로 전환시킨다. 의도 없는 스크롤링은 멈추고, 의미 있는 관찰로 전환하면, 그 자체가 학습이 된다. 나의 감정은 보호되고, 창작의 촉은 날카로워진다.


소비가 아니라 관찰,

동조가 아니라 분별.


이 태도 하나가 HSP로서 콘텐츠를 지속할 수 있는 핵심이 되었다.



에필로그

자극의 세상 속에서 내 감정과 뇌를 지키며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그건 무장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였다.

오늘도 나는 매일 나를 지키기 위해,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내며, 쫌쫌따리 콘텐츠를 만들어간다.

이렇게 조금씩 나를 살리는 기술이 모여, 어느 날 나의 콘텐츠 세계를 지탱하게 되리라는 믿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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