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험]매트 위 확장, 매트 밖 수축
시험 5일 전. 몸이 심상치 않다. 하필이면 이 중요한 시기에 생리 전 증후군(PMS)이 찾아왔다. 어떤 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글쓰기를 위한 노션 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다, 결국 포기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를 몇 번. 겨우 몸을 일으켜 산책을 다녀온다. 아침에 기운이 잠깐 났을 때, 집안일이든 글쓰기든 할 수 있는 걸 미리 해둬야 한다. 언제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될지 모르니까.
매주 3~4일씩 나가던 인텐시브 요가 수련도 이번 주는 쉬기로 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에너지가 바닥나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강도 높은 수련은 무리였다. 문제는 아사나(동작) 시험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나는 수련원에 가는 대신, 집에서 '나만의 미니 요가'로 시험을 대비하기로 했다.
D-5 시르사아사나(머리서기)를 위해 다리를 차올리는 것조차 힘들다. 벽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바카사나(까마귀 자세)는 발가락을 떼기도 버겁다.
D-4 역시, 벽이 없으니 시르사아사나는 무리다. 선생님들은 "안 될 몸이 아닌데 두려움 때문이다"라고 하셨지만, 내 몸은 돌덩이 같다. 바카사나는 발가락이 들리긴 하지만 자꾸 앞으로 고꾸라진다.
D-3 다리를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유지가 너무 힘들다. 바카사나는 이제 2초 정도 뜬다.
D-2 몸이 너무 무거워서 수련을 포기했다. 이완과 호흡 위주로 쉬어준다.
D-1 시르사아사나, 되기는 한다. 하지만 10초 유지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카사나는 이제 좀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다.
드디어 시험날. 몸도 머리도 여전히 무겁지만, 막상 수련장에 도착해 매트를 펴니 세포들이 반응하는 듯했다. '어차피 내가 쌓아온 시간만큼만 나온다'고 생각하니, 랜덤으로 어떤 동작이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덤덤함이 찾아왔다. 포기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걸까.
우리는 평소대로 수련으로 TTC의 하루를 시작했다. 수리야나마스카라 A에 이어 B가 끝날 무렵, 숨 고를 틈도 없이 원장님이 외치셨다.
"자, 시르사아사나! 시험 바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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